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첫 일성으로 국민을 실망시킨 민주당에 대해 사죄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많다"며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죄드리겠다"고 밝혔다.
20대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이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 선대위 전체를 아우르는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이 위원장은 "저희는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안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은 고치겠다. 국민과 국가에 필요한 일을 더 잘 수행하겠다"며 "억지스럽게 변명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께 걱정을 드린 잘못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경계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겠다"며 "그 잘못들이 오히려 약이 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선거 과정에 국민 여러분의 가르침을 받고, 제 생각도 말씀드리겠다"며 "민주당에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달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혁신 비전회의 '기술 주도형 혁신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이 자리에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선대위 단속에도 나섰다. 그는 "선거는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한 예민한 경쟁"이라며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국민의 신임을 얻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이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선대위를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할 때만 '후보'를 언급했다. 그는 "선대위를 총괄해 달라는 당과 이재명 후보의 요청을 받고 저는 많이 고민했다"며 "제가 고민 끝에 그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국정을 더 맡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 시민광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의정부, 민심 속으로!'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하지만 "위기는 능력과 경험을 갖춘 정부를 필요로 한다"며 "그런 능력과 경험을 갖춘 정당이 그래도 민주당이라고 믿는다"며 이 후보가 아닌 민주당만을 언급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 지지층이면서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른바 '친문 부동층'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참석한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낙연 위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과 함께 정말 든든하다"며 "많은 경험을 가지고 역량이 뛰어나시기 때문에 현재 위기 국면을 슬기롭게, 역량있게 돌파해주시리라 믿고 큰 기대와 함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