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준결승전에서 최민정이 판커신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동계올림픽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쇼트트랙 혼성 계주는 혼전과 이변의 연속이었다.
혼성 계주는 각 국가의 남녀 선수 2명씩 총 4명이 2000미터를 나눠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자 계주(3000m)와 남자 계주(5000m)에 비해 총 거리가 짧은 만큼 단거리 종목의 강자들이 대거 출전했고 초반부터 치열한 자리 싸움이 펼쳐졌다.
전통의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대표팀은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준결승 첫 경기에서 탈락하는 이변을 겪었다.
한국은 대회 전 이 종목의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는 않았지만 남녀 대표팀의 에이스 황대헌과 최민정이 처음으로 동반 출전한 만큼 선수단의 기대는 높았다.
하지만 박장혁이 3바퀴를 남기고 얼음판에 스케이트날이 걸려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한국은 1조 3위로 밀렸고 상위 8개국에게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최민정을 비롯한 선수들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다음에 인터뷰 하면 안 될까요?"라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첫 종목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이변은 계속되는 듯 했다.
준결승 2조 경기에서 개최국 중국은 헝가리와 미국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간발의 차였다. 2위 미국은 2분38초22만에 결승선을 통과했고 중국이 2분38초78의 기록으로 뒤를 이었다.
그대로 순위가 결정될 경우 3위 중국은 탈락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이 결과를 뒤집었다. 중국이 주자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함께 출전한 미국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방해를 받았다는 판정이 나온 것이다.
미국이 ROC와 함께 동반 실격을 당하면서 중국은 극적으로 기사회생 했다. 순위가 2위로 올라 결승행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결승은 시작부터 복잡했다. 여자 단거리 종목의 강자 판커신이 출발 신호와 동시에 4번 레인에서 코너 가까운 지역으로 무리하게 달려들어 헝가리와 캐나다 선수들이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판은 재출발을 선언했다.
중국은 결국 2분37초3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2분37초39)를 제치고 혼성 계주 종목의 사상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헝가리(2분40초92)는 동메달을 땄다.
중국은 레이스 중반 1위로 치고 나갔고 이후 캐나다와 헝가리 선수들이 엉켜 넘어졌다. 그 사이 중국이 더 멀리 치고 나가 선두를 굳혔다. 이탈리아는 마지막 바퀴에서 거리를 많이 좁혔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중국은 이 대회 전까지 올림픽 쇼트트랙 통산 메달 순위에서 한국(48개)에 이어 캐나다와 공동 2위(33개)에 랭크된 이 종목의 강국이다. 이제 혼성 계주의 초대 챔피언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차지하게 됐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위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과 쇼트트랙의 전설적인 스타 안현수 기술코치를 영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