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하원이 중국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담은 '미국경쟁법안'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통과시켰다.
미 하원은 4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대중국견제법으로도 불리는 '미국경쟁법안'을 찬성 222표, 반대 210표로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미국의 대(對)중국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는 방안을 담고 있다.
반도체 연구와 설계, 제조에 5년간 520억 달러(62조원), 공급망 차질 완화를 위해 6년간 450억 달러(53조원)를 지원하는 식이다.
중국 제품의 반덤핑 규정을 강화하도록 관련 무역규정을 바꾸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날 법안 통과에 대해 "미국경쟁법은 제조, 혁신, 경제력에서 미국의 우월성을 보장하고 어떤 국가와도 경쟁해 이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은 이미 지난해 6월 비슷한 내용의 '미국혁신경쟁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반도체 분야에 520억 달러(62조원) 지원, 기술연구 분야에 1900억 달러(228조원) 지원 등을 담은 법안이다.
상하원을 따로 통과한 두 법안은 조만간 병합돼 다시 상원에서 최종 심사를 받게 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대중국견제법안을 초당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국 앞에서 미국이 단일대오를 형성했다는 점을 대내외에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두 법안 모두 초당적 통과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이날 통과된 '미국경쟁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아담 킨징거 의원 1명 뿐이었다.
그 마저도 다음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인물이다.
지난해 상원을 통과한 '미국혁신경쟁법안'도 공화당 소속 의원 19명의 찬성을 받는데 그쳤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과된 '미국경쟁법안'에 대해 "더 강한 공급망과 더 낮은 물가, 더 많은 제조업과 미국 내 좋은 일자리, 21세기에 중국 등 전세계를 능가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표결이었다"고 의미를 부였했다.
그는 이어 "상·하원이 신속하게 힘을 합쳐 가능한 한 빨리 내 책상에 법안을 가져오길 고대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