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영장 재청구로 승부수 던진 檢…막판 수사 시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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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 곽상도 구속 갈림길

대장동 개발 의혹 중심에 있는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습니다. 한 차례 기각된 지 2개월여 만으로, 이번 영장 재청구에는 검찰로서도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부 민간 사업자 기소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는 검찰이, 곽 전 의원 구속으로 막바지 수사 동력을 확보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50억 클럽'에 거론된 곽상도 전 의원. 박종민 기자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50억 클럽'에 거론된 곽상도 전 의원. 박종민 기자화천대유의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63) 전 의원이 재차 구속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첫 영장 기각 이후 2개월여 만이다. 곽 전 의원을 상대로 한 영장 재청구는 검찰로서도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해를 넘기고도 한 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검찰 수사가 곽 전 의원 구속으로 막바지 동력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4일 오전 10시 30분 곽상도 전 의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달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지난해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55일 만이었다. 당시 법원은 "범죄 성립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구속 사유 등에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곽 전 의원의 구속 여부는 검찰 수사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사팀은 지난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포함한 민간 사업자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 일부 연루자만 재판에 넘긴 이후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성남시 윗선은 물론 떠들썩했던 '50억 클럽' 의혹 수사도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미 한차례 기각된 곽 전 의원의 구속영장이 또다시 꺾인다면 수사팀에게는 치명타다. 부실수사 논란은 더욱 거세질 테고, 사건의 본류에 해당하는 윗선 수사 대신 변죽만 울린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기 어렵다. 수사력을 의심받게 되면 성남시 관계자나 '50억 클럽' 등 남은 의혹에 칼을 뻗어가기도 쉽지 않아진다. 한 검찰 관계자는 "주요 국면마다 잇따른 실책과 쪼개기 회식 논란 등 오점 투성이 수사가 곽 전 의원 구속으로 불씨를 살릴지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에도 소명 부족으로 영장이 기각되면 대장동 수사는 좌초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50억 클럽'에 거론된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50억 클럽'에 거론된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반면 검찰 일각에서는 수사팀의 영장 재청구를 두고 그만큼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수사팀은 곽 전 의원 영장 기각 이후 2개월 가까이 혐의 입증에 필요한 보강 수사를 다져왔다. 참고인 조사도 다수 이뤄졌다고 한다. 첫 영장 청구 당시에는 알선수재죄만 적용했지만, 재청구 영장에는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더해진 배경이다.

추가된 뇌물 혐의는 기존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32)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의 연장선에 있다. 앞서 수사팀은 곽 전 의원이 지난 2015년 화천대유 컨소시엄에서 하나은행이 이탈하는 걸 막아준 대가로 병채씨가 대신 50억 원을 받았다고 보고 알선수재 혐의만 적용했다. 하지만 재청구 영장에서는 이에 더해 곽 전 의원이 문화재 발굴로 인한 일정 지연을 해결해주는 등 대장동 사업에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수사팀은 보강 수사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2016년 4월 제20대 총선을 전후해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5천만 원을 건네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돈이 건너간 시기가 총선과 겹치는 점 등에 비춰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대목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24일 곽 전 의원을 소환해 이튿날 새벽 2시까지 15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조사가 끝난 지 만 하루도 안 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이 전광석화처럼 영장을 청구한 건 섣부르다기보다는 그간 보강 수사에서 혐의를 뒷받침할 진술과 증거들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으로 보인다"며 "곽 전 의원을 상대로 추궁보다는 사실상 확인하는 차원의 형식적 조사가 이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남욱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 1일 변호사 비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있지만, 이는 남 변호사가 수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변호사 업무를 해준 대가로 받은 돈"이라며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반박했다. 곽 전 의원은 앞서 영장심사 당시에도 "화천대유와 관련된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장동 개발 사업에도 관여된 바 없다"며 "50억 클럽의 실체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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