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걷기대회. 제주도 제공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외 여행길을 가로막고 있지만 국내 최고 인기 관광지로 꼽히는 제주도로 향하는 길은 넓게 열려 있는데다 '가족끼리 오붓한 명절나기' 트랜드가 어느새 50·60세대로까지 확산하면서 2022년 설 명절 제주도는 국내 관광객의 관광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룰 전망이다.
오미크론이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한국도 사실상 5차 팬데믹으로 치닫고 있다. 하루 4~5천 명씩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머지 않아 1일 확진자 증가 숫자가 1만 명을 넘어설 기세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설 명절의 풍속도는 가족끼리 해외로 놀러가는 것이었다. 하나투어나 노란풍선 같은 여행사들은 몰려드는 해외관광객을 쳐내느라 그야말로 눈코뜰새없는 명절을 보내는 게 일이었다. 설이나 추석 전 가까운 일본이나 괌, 방콕 같은 동남아 항공편은 거의 100%에 가까운 예약실적을 보여주곤 했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명절 아침 가족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는 전통이 힘을 잃는데다 10년 전쯤까지 명절에 해외로 놀러가는 일이 20~40대 젊은 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어느샌가 50·60들도 슬그머니 여행 대열에 합류하면서 명절 해외행(行)은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코로나 3년차이자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인 올해는 많은 나라들이 방역을 위해 출입국 절차를 한층 까다롭게 통제하면서 해외 나가는 일이 귀찮고 번거로운 일로 인식돼 공무나 비지니스 출장이 아니면 여간해서는 해외 여행길에 오르려 하지 않는다. 가기전 준비할 것들이 산더미이고 가서 격리, 돌아와서 격리, 덜컥 감염이라도 되면 어쩌나 '차라리 안가고 말지' 하는 마음으로 단념하고 만다.
한편으로는 오랜기간 방역이다 거리두기다 해서 갖은 일상사 통제를 받다 보니 잘 참고 순종적인 민족성을 지닌 우리 국민들조차 인내력이 한계에 이르렀고 다른 한편 어린 학생들까지 코로나 블루로 우울감을 드러내고 있어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 해소의 방편이 절실한 게 현실이다.
제주공항. 이인 기자이 지점에서 너나할 것 없이 떠올린 생각이 국내 여행지 제주였을까? 5일 동안 이어지는 설 연휴를 제주에서 보내려는 국민들이 무려 2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1월 29일 ~ 2월 2일까지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관광객·귀성객은 20만 7천 명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이맘 때도 코로나란 조건은 동일했지만 올해는 유독 지난해보다 제주 방문객이 35%이상 늘어난 것이다. 달라진 조건이 있다면 2021년 초에는 백신을 맞은 국민이 한 명도 없었지만 올해는 80%를 웃도는 국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2차까지 맞은 뒤라는 점인데, 백신 믿고 놀러갈 용기를 냈음직하다. 오죽했으면 "제주 주민들이 귀성도 하지 못할 지경"이란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제주관광협회 제공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설 연휴가 길고 백신 3차 접종도 증가하면서 개별관광객 위주로 여행 심리가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오는 29일 4만 4천 명이 제주로 들어가는 것을 비롯 연휴 중 매일 4만여 명이 제주공항을 통해 제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제주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룰 전망이다. 20만 명이란 숫자는 제주 인구가 대략 5, 60만 명이니 제주 주민의 40%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다. 이 많은 사람들이 연휴기간 동안 먹고 자고 다녀야 하니 제주는 '풀부킹' 상태다.
가히 기록적이다. 항공기 탑승률 91.6%, 호텔과 휴양림 80~100%, 골프장 90%, 렌터카 80% 등의 놀라운 예약률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움츠러들었던 경기가 살아나니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은 희색이지만 한편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코로나가 크게 번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앞선다. 2022년 설 명절 제주에서 빚어질 만원사례는 어느덧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잡은 코로나가 만들어낸 또 다른 현상으로 기록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