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드러난 '건진 법사' 논란 이면…尹 선대위 내부 권력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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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내에서 이른바 '건진 법사'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난 가운데 이번 사태 이면에는 선대본부 내부 인사들 간 알력 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속 논란의 발단이 된 건진법사의 행보와 별개로, 윤석열 후보의 일정이 곧 선대본 내 권력과 연결되는 상황에서 충성경쟁 혹은 권력 다툼이 이번 논란의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논란 끝에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 본부가 해산된 이유는 건진법사라 불리는 무속인 전모씨가 소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전씨가 윤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전인 지난해 중순쯤부터 이미 '양재팀'으로 불리던 지원조직에서 활동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뒤늦게 논란이 된 데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게 선대본부 사정을 잘 아는 복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씨가 드러난 건 선대본 내 권력다툼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 후보의 부산 방문 일정에서 벌어진 갈등이 결정적이었다. 윤 후보는 지난 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 창원과 부산, 경남 등 PK 지역 행보를 진행했다. 문제는 지난 15일 부산 방문 과정에서 발생했다. 윤 후보 측 일정을 담당하는 전담 팀은 오전 9시를 시작으로 10시, 11시 10분, 오후 1시 50분 등 지역 내에서 이동시간 등을 고려해 미리 일정을 계획했다. 부산 일정을 소화하던 와중에 오을섭 당시 네트워크본부 위원장이 부산에 있는 한 인사와 윤 후보와의 만남을 주선, 계획에 없던 돌발 일정이 끼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가 오 위원장의 요청을 수용하면서 어쩔 수 없이 돌발 일정도 진행됐다.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해양강국 비전선포식'에 참석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연합뉴스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해양강국 비전선포식'에 참석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연합뉴스
PK 일정이 끝난 후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선대본부 일정팀에 이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본부 소속 일정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서 부산시당 사무처장이 현장 돌발 상황이 있었다고 연락이 왔다"며 "일단 상황을 파악해놓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참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일정팀을 제외한 선대본 관계자 상당수가 "일정팀이 윤 후보의 일정을 놓고 '문고리 권력'처럼 행동하면서 선대본 내 불만이 쌓였다"고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대본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선후보의 일정 계획을 담당하는 게 대단한 권력인 것처럼 휘두르는 바람에 현역 의원들조차 일정팀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거 캠페인의 핵심인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를 짜는 '일정팀'은 어느 선거에서나 선대본부 내 가장 바쁜 팀이자 핵심세력이다. 일정팀 소속 관계자는 통화에서 "무슨 권력을 휘두른다고 하는데, 그럴 시간도 없다"고 항변했지만, 의도와는 상관 없이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정을 조율하는 팀에 권력이 집중된다는 것은 여의도 정치에서 당연하게 여겨진다. 윤 후보 선대위의 경우 선대위 개편과 함께 거의 모든 조직에서 물갈이가 진행됐지만 일정팀만 경선 캠프 단계에서부터 담당했던 인사들이 그대로 남았다는 점은, 선대본 내 현 일정팀의 위상을 방증하기도 한다.

일정팀이 이 권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후보와 최대한 가까워지고 싶은 인사들이 일정에 얼마나 어떤 식으로 관여하느냐에 따라 권력다툼의 양상과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논란은 그 수준이 일정 정도를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내에선 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벌써부터 선대본부 내부 권력투쟁 조짐이 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내 한 관계자는 "정권교체 열망은 높지만 여전히 자력으로 윤 후보가 당선될 수준은 아니다"라며 "내부에서 청와대 부속실로 가니, 어디로 가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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