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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퍼' 34년만 중단 위기…청량리역 재개발에 밀려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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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최일도 목사 '건축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
최 목사 "'밥퍼' 증축 무허가 아니다"…부동산 소유자 민원에 퇴출 위기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밥퍼 도시락 나눔이 시작된 '청량리 쌍굴다리' 모습. 연합뉴스지난 14일 오전 11시께 밥퍼 도시락 나눔이 시작된 '청량리 쌍굴다리' 모습. 연합뉴스청량리역 일대에서 34년째 무료급식사업 밥퍼나눔운동(밥퍼)을 해온 다일복지재단 최일도 목사가 최근 서울시에 고발당했다. 최 목사는 "인근 재개발에 땅값이 오르자 '밥퍼'가 밀려날 위기"라고 토로했다.

'밥퍼' 측이 증축공사를 진행하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4번지 일대는 전농 12구역, 청량리 4구역, 전농 구역 등 재개발 지구로 둘러싸여 있다. 이 일대 대부분이 사실상 재개발 지역인 셈이다.

'밥퍼' 건물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주택재개발 지역인 전농 12구역이고 건물 뒤편, 철길을 넘어서는 청량리 4구역이다. 해당 지역엔 65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롯데캐슬이 들어설 예정이다. 재개발을 바라는 일부 주민들이 밥퍼 철거 민원을 넣는다는 게 최 목사의 설명이다.

1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작년 12월 10일 다일복지재단을 건축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최 목사가 시유지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4번지 일대에서 무단 증축 공사를 진행한 것이 건축법 위반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다일복지재단은 작년 6월 노후한 밥퍼 본부 공간 리모델링을 위해 기존 3층 건물을 5층으로 확장하는 증축 공사를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 동대문구청과 서울시는 각각 무단 증축과 시유지 무단 사용을 이유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청량리 쌍굴다리'에서 도시락 나눔을 시작한 밥퍼 관계자들. 연합뉴스지난 14일 오전 11시께 '청량리 쌍굴다리'에서 도시락 나눔을 시작한 밥퍼 관계자들. 연합뉴스서울시는 다일복지재단이 이를 따르지 않자 고발장을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최 목사는 청량리 역 인근에서 밥을 굶고 쓰러져 있는 노인을 위해 라면을 나눈 것을 시작으로 34년째 무료급식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 목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밥퍼' 건물 증축을 허가했다"고 주장했다. 유 구청장이 지난해 여름 밥퍼 건물을 새로 지을 수 있도록 해병대전우회 회원들을 찾아가 설득했다는 설명이다.

최 목사는 "그런데도 밥퍼를 혐오 시설로 보고 내쫓으려는 분들이 민원을 제기했고 서울시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이어 "청량리가 재개발되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다"면서 "민원을 제기한 이들은 밥퍼 앞에 있는 아파트가 다른 아파트와 비교해 적게는 5천 만원, 많게는 1억까지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한다. 밥퍼를 내쫓지 않으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거라고 하며 민원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리모델링과 증축 공사 중인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 건물 뒤편으로 청량리 일대에 신축 중인 고층 아파트들이 보인다. 연합뉴스지난 14일 리모델링과 증축 공사 중인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 건물 뒤편으로 청량리 일대에 신축 중인 고층 아파트들이 보인다. 연합뉴스논란이 일자 최 목사는 지난 6일부터 9박 10일간의 묵언·단식 기도에 들어갔다.

단식에 앞서 최 목사는 자신의 SNS에 "급식을 위해 도시락 준비하는 일에 그만 몸과 마음이 함께 지칠대로 지쳐 거의 탈진 상태"라면서 "밥퍼를 혐오시설로 여기는 일부 주민들의 민원으로 철골 뼈대만 덩그러니 세운채 건축 공사는 멈추고 말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9박 10일간의 단식을 끝낸 최 목사는 "서울시와의 문제도 협의가 잘 이루어져 17일 관계 공무원들과, 가까운 시일에 서울시장님 하고도 면담이 약속됐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밥퍼가 서울시 소유 시유지에 서울시 토지 사용승인 없이 무단 증축 사실이 확인돼 다일복지재단을 고발조치 했다"면서 "지속해서 다일복지재단과 협의하고 있으며 지원 가능한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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