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현황판에 급락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보이고 있다. 이한형 기자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한때 5천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은 미국의 조기긴축 우려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1시 36분 비트코인 가격이 전일 대비 5.38% 하락한 4889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7일 이후 가장 낮은 시세다. 11일 오후 3시 30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약 0.28% 하락한 5100만 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가상화폐 시장은 연일 부진했다. 지난 2일 비트코인이 5830만 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이후 연속으로 하락했다. 알트코인의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 4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 65% 가량 상승한 비트코인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이기도 한 이더리움은 이달 한때 3천 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조기긴축 우려에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신중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월가를 중심으로 연준이 올해 금리를 네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지난 5일 공개된 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와 조기 기준금리 인상 뿐 아니라 긴축의 마지막 단계인 '양적 긴축'까지 언급됐다.
연준이 시중에 돈 푸는 규모를 줄여나가는 테이퍼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양적 긴축으로 시중의 달러를 적극적으로 거둬들이게 되면 전 세계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파는 더욱 커진다.
지난 10일 서울 빗썸 강남센터에서 가상화폐 실시간 거래가격 게시판이 거울에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응해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낮췄지만, 긴축기조로 돌아서서 자금 유동성을 거둬들이면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긴축 기조가 당분간 계속되는데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등으로 가상화폐가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표적인 가상화폐 옹호론자인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화폐 시장의 '조정'이 조만간 끝날 것으로 관측했다. 외신에 따르면 우드는 유튜브를 통해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미국 달러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고 기술과 혁신에 대한 공격이 주식시장을 짓누르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상황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