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낮춰주며 '4세대' 전환 유도하지만…소비자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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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실손보험료' 올랐지만 4세대 전환 호응은 높지 않아
1·2세대 보험 가입자 대부분 고령층…"이제 보장받아야"
"보험업계 유인책 아직 부족…더 다양한 유인책 필요" 목소리도
소비자들 "1·2세대 보험, 오히려 희소가치 생겨"
전문가들 "과잉진료 등 1·2세대 보험의 근본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연합뉴스연합뉴스최근 보험업계가 1·2세대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4세대 보험으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지난해 7월 출시됐지만, 전환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업계, '과잉진료 억제' 위한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 적극 유도

보험업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손해율을 만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4세대 실손보험이다. 보험사의 적자 폭을 키워온 것은 비급여 진료에 대한 '과잉진료'였다. 이 과잉진료를 억제하고 가입자 간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7월 출시된 보험이다.

보험료는 기존 보험보다 싸지만 자기부담비율이 20~30%로 높고 보험료 할인·할증제가 적용된다. 비싼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으면 보험료가 최대 300% 할증될 수도 있다.

지난 9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6월 이전 옛 실손보험에 가입한 소비자가 새로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계약을 전환하면 1년간 보험료의 절반을 감면해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4세대 이전 실손보험들은 보험료가 올해 들어 또 올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2년도 1~3세대 실손보험의 전체 인상률은 평균 14.2% 선이다.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매우 적은 1·2세대만 보면 평균 16%가 오른다. 3세대의 경우 2020년부터 적용됐던 한시적인 할인 혜택(8.9%)이 종료된다. 보험업계는 높은 손해율을 들며 당초 보험료 25% 인상을 요구했었다.
지난해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방안'으로 제기된 보험입법 개정안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 윤창원 기자지난해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방안'으로 제기된 보험입법 개정안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 윤창원 기자

"보험료 올라도 4세대로는 안 갈아타.." 보험업계 유인책에도 소비자 전환율 낮아

보험업계의 4세대 전환 노력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1세대 보험에 가입한 어머니의 보험료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는 신모(32) 씨는 "오른 보험료가 부담된다. 주변에서 4세대 보험으로 바꾸면 보험료가 싸다고 해서 고민하기는 했다"면서도 "4세대 보험으로 갈아타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신 씨는 "저희 어머니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비싼 비용을 내고 보험을 유지해 왔고 이제 나이가 들어 아무래도 병원을 많이 다닐 수밖에 없다. 보험료가 두 배 오르더라도 보장을 더 자유롭게 받을 수 있는 1세대 보험을 그냥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업계에서는 4세대 보험으로의 전환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1·2세대 보험의 경우 위 사례처럼 일종의 '수혜자'의 입장이 되는 고령층 가입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보장 범위가 보다 넓은 1·2세대 보험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열심히 돈 내고 유지했는데 이제 와서 4세대로 전환하면 '남 좋은 일만 시키고 본전도 못 찾는다'는 심리가 있다. 또 보장이 더 좋은데 한 번 갈아타면 다시 진입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1·2세대 보험에) 일종의 '희소가치'가 생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손보험의 경우 가입을 성사시켰을 경우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가 매우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입률이 적어지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보험료 50%를 감면해 준다는데, 전혀 유인책이 될 수 없다. 한 달에 적게는 몇천 원 많게는 몇만 원을 아끼자고 4세대 보험에 가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유인책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1·2세대 보험의 근본적인 문제도 다뤄야"

일각에서는 4세대 보험으로 전환 적자 폭이 줄어들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사의 적자 폭을 키워 온 비급여 진료에 대한 과잉진료를 근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실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의료쇼핑', '과잉진료'는 공급 쪽에서 조장하는 경우가 더 많다. 환자 입장에서는 별 생각 없이 병원에 갔다가 불필요한 진료가 공급자의 권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멋대로인 비급여 진료 비용에 상한선을 두는 등 의료계에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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