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황진환 기자법무부가 대검찰청 내 구체적인 사건 배당기준을 수립하고 기소 증인을 사전 면담할 시 기억의 오염을 차단하고 공정성과 객관성 담보를 위한 절차를 마련했다.
법무부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검과 수사관행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2차례에 걸친 대면 회의와 수시 비대면 회의를 통해 이러한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해위증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합동감찰 결과를 발표하며 예고한 후속조치다.
우선 법무부는 대검에 접수되는 사건 관련 서류는 직제와 사무분장 규정에 따라 배당하되 관련 부서가 다수이거나 불분명한 중요 사건일 경우 업무처리 부서를 지정 및 재지정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그간 사건의 성격상 대검 내 관련 부서가 다수이고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는 경우 배당을 결정하는 기준과 설득 절차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아울러 기소 후 검사가 증인을 접촉하는 과정을 투명화하고 사전면담 기록‧보존 절차에 대한 매뉴얼도 마련했다. 앞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의혹 관련 대법원은 검사가 증인을 사전 면담한 것과 관련해 "회유나 압박 등으로 증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법정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파기환송한 바 있다.
법무부는 "증인사전면담 과정에서의 기억의 오염, 왜곡을 차단함과 동시에 실체적 진실규명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면서도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필요한 반복 출석 요구를 제한하고 수용자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지침도 이번 제도개선안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수용자를 동일사건으로 일정 횟수 이상 소환할 경우 부서장의 사전승인이 필요하고 직접수사 개시를 위한 수사정보 취득 목적 출석요구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자발적 제보의사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사・공판 과정에서의 투명성 제고와 사건배당에 있어 공정성 확립으로, 검찰은 인권보호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수사・공판 업무를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법무‧검찰은 일련의 제도개선에 발맞추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의 실현을 위해 검찰의 조직문화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