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정부가 이달 초부터 방역 고삐를 죄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
확진자가 밀집된 수도권의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한 달여 만에 80% 밑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환자 감소세와 중앙정부의 병상 확충이 맞물리면서 의료체계에 숨통이 트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29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중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78.7%다. 보유병상 총 878개 중 691개가 사용돼 신규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187개로 집계됐다.
'위드(with) 코로나' 이후 수도권의 중환자실 가동률이 80%를 밑돈 것은 지난 달 20일 이후 처음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서울은 중환자실 398병상 중 311병상이 차 78.14%, 인천은 92병상 중 16병상이 남아 82.6%의 가동률을 기록했고, 388병상 중 304병상이 쓰이고 있는 경기 지역은 가동률 78.35%를 나타내고 있다.
전국의 중환자실 가동률도 74.9%(1384병상 중 1036병상 사용)로 70%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이한형 기자앞서
11월 1일부터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7천 명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신규 확진자가 전날 3천 명대(3865명)까지 떨어지는 등 전체 모수(母數)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6일부터 '방역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대폭 확대한 '특별방역대책', 18일 추가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통틀어 사적모임은 최대 4명까지만 가능하고, 식당·카페 등은 밤 9시 이후 영업이 불가한 상태다.
앞서 하루 확진자가 7천 명대 중반에 달했던 지난 주 수요일(22일·7455명)과 비교하면 병상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
지난 22일 수도권의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무려 85.7%(837병상 중 717병상 사용)였다.
전국적인 병상 가동률도 79.2%(1337병상 중 1059병상 사용)로 80%에 육박했다.
1주일 사이 수도권은 7%p, 전국 단위로는 4.3%p 가량 하락한 셈이다.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발령한 행정명령으로 추가확보된 병상과 확진자 감소 등이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병상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며, 의료체계의 대응 여력도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머
"일상회복 전환 시점인 지난 달 1일과 비교해 보면 당시 중환자 전담병상은 1083개였으나 현재는 1384개로 301개, 28%를 확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중환자 병상은 455개에서 1086개로 늘어나 631개 병상(139%)가 추가되었다"며 "(중등증 환자가 입원하는)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약 1만 개였으나 현재 약 1만 4천 개로 늘어나 38% 증가한 규모를 운영 중"이라고 부연했다.
손 반장은
"병상가동률이 80% 이하로 떨어지면, 배정이 원활해지며 (입원자) 대기가 해소된다. 70% 이하인 경우에는 병상 운영상 아무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루 이상 입원을 기다린 확진자는 이달 13일 802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날 0시를 기해 모두 해소된 상태다.
다만, 당초 정부가 일상회복 개편을 멈추고 '비상계획'에 돌입할 수 있다고 내세운 중환자병상 가동률 기준은 '75%' 수준이었다.
이한형 기자손 반장은 "유행 감소세 전환과 병상여력 회복은 전적으로 국민들과 의료계에서 보여주신 참여와 협조, 헌신과 노고의 결과"라며 "국민 여러분들과 의료진, 관계자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전체적으로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감소세 초입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더 유행 규모와 중증환자를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날 기준
위중증 환자는 1151명으로 집계되면서 나흘 만에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그는 "유행규모 감소가 위중증 감소로 이어지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일상회복 1단계가 시작된 지난 달 초와 비교할 때 현재의 방역지표는 여전히 위험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손 반장은
"11월 첫째 주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134명이었지만, 지난 7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5329명으로 당시 2배를 넘는 큰 규모"라며
"위중증 환자도 지난 달 첫 주는 365명이었지만, 현재는 1151명으로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상회복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하게 유행상황을 감소시키고 의료 여력도 확충해야 한다. 조금만 더 불편함을 참고 함께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일상회복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고, 중증과 사망자를 적정수준 이하로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이동량이 더 늘어난 것도 불안한 요인이다.
중수본에 따르면 통계청이 제공한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넷째 주(12.20~26) 전국의 이동량은 2억 2716만 건으로 직전 주(2억 1702만 건)보다 4.7%(1014만 건) 증가했다.
수도권은 1억 2187만 건으로 7%(800만 건)이 늘었고, 1억 529만 건을 기록한 비수도권 역시 2.1%(214만 건)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