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부지 안에 핵폐기물을 저장한다는 계획이 담긴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에 대해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반대 목소리를 내며 전면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송호재 기자 원전 부지 안에 핵폐기물을 저장한다는 계획이 담긴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에 대해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반대 목소리를 내며 전면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현재 기본계획을 원점부터 재검토하고,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설치·운영도 법률로 구체화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는 24일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에 지역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심의·의결 추진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공동 성명서에는 기본계획안에 지역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며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설치·운영사항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선정에 준하는 절차를 법률적으로 구체화할 것도 촉구했다.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을 장기간 운영하면서 따르는 위험에 대한 후속대책을 사업자에게만 떠넘기지 말고, 구체적인 저장시설 운영 계획을 기본계획에 포함시킬 것도 요청했다.
그밖에 원전이 있는 지역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방적이고 충분한 의견수렴에 나설 방안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산업부가 수립을 강행하고 있는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확보 △지역공동체를 위한 범정부 지원·소통 체계 구축 △안전관리를 위한 정책기반 확충 △방폐물 관리 투자계획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관리 전반에 걸친 계획을 담고 있다.
핵심쟁점은 기본계획(안)에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확보 전까지 원전 부지 내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한다는 내용이다.
부산시 등 원전을 끼고 있는 지역에 사실상 방사성폐기물을 장기보관하겠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지난 12월 7일 기본계획(안)을 행정 예고한 이후, 17일 '온라인 의견수렴과 토론회' 개최, 21일까지 검토의견서 접수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지역주민과 원전이 있는 지자체는 제대로 된 의견수렴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부산시는 지난 15일 산업부를 방문해 원전 부지 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하는 것에 반대하며 신중한 사회적 합의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21일에는 '충분한 지역 의견수렴 없는 기본계획은 반대한다'는 입장의 종합 검토의견을 제출하는 등 부산시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산업부에 강력하게 전달했다.
부산의 지속적인 반대의견 표명에도 오는 27일 산업부가 원자력진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연내 기본계획을 수립·강행에 나서자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한목소리로 이를 비판하며 즉각 폐기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무엇보다 지역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의견수렴 없는 고준위 방폐물 관리계획 수립은 있을 수 없다"라며, "고준위 방폐물 관리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원전이 있는 지역의 목소리가 외면받는 일이 없도록 시의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