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모 씨(가운데)가 23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선고 판결을 마친 뒤 부축을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모(75)씨가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박세황 판사는 23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위조한 잔고 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수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했다"며 "잔고 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해 재판 공정성을 저해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상당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사문서위조 부분에 대해 자백하고, 현재 고령이고 건강 상태가 안 좋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최씨가 도촌동 땅 매수인 명의를 대여해준 사람을 직접 섭외했고, 2013년 4월 잔고증명서를 제출하면서 함께 법원에 낸 사실확인서에 직접 서명날인한 점 등으로 볼 때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당시 도촌동 땅 매매계약 중개자가 부동산 실소유주는 최씨라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한 점과 부동산 대출금 상당 부분을 최씨가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를 통해 변제한 점 등을 볼 때 최씨가 안모(59)씨와 공모해 부동산을 매수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현재 다른 재판 항소심에서 보석 중인 상태인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하지만 최씨는 실형이 선고되자 충격을 받아 어지러운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으며, 제대로 걷지를 못해 잠시 법정 방청석에 누워 안정을 취한 뒤 퇴정했다.
최씨는 법정 밖에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원을 떠났다.
땅 매입 과정에서 통장 잔고증명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씨는 이날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유튜버로 추정되는 이들 중 일부는 최씨를 보자 "엄마랑 딸이 똑같이 사기꾼이냐"라며 비난하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최씨측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원 이상중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더 이상 이 사건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라면서 "법원은 객관적인 증거 없이 정황만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한 것으로 잘못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유죄가 선고된 위조사문서행사 및 부동산실명법 위반 부분은 판결문을 받아보고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해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모(44)씨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1년을, 김씨에게 징역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최씨는 2013년 4~10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47억 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또 2013년 10월 21일쯤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수하면서 전 동업자인 안씨의 사위와 A사 명의로 계약을 체결한 후 등기한 혐의도 받았다.
한편, 최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불법 요양병원 개설과 요양급여 부정수급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 9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로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는 최씨에 대해 검찰은 지난 21일 1심과 같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