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 위원회 제공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에 따르면 한국전쟁 (6·25 전쟁)전후 인민군과 미군, 우리 군인과 경찰에 의해 학살돼 전국 각지에 묻혀있는 민간인 유해는 100만여 명.
이 중 '보도연맹사건'으로 대표되는 우리 군경에 의한 학살이 가장 폭넓게 진행됐고 희생자 수도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도연맹은 1949년 이승만 정부가 좌익 활동 전력이 있는 시민들을 계도하겠다며 만든 단체다. 군인, 검찰, 경찰의 간부들이 실제 활동 전력이 있는 시민들을 의무 가입시키고 감시했다. 하지만 가입 대상이 자의적이어서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나 무고한 국민들도 가입됐다는 보고도 있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당시 정권은 이들 중 일부가 인민군을 환영하는 태도를 보인 것을 보고 북한에 동조할 것을 우려해 보도연맹원들을 연행해 무차별 학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이처럼 국가폭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신고를 어디에 해야될지 모르거나 사회생활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피해를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게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피해 신고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 위원회(이하 진화위)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으로 강원 영서지역에서 접수된 사건은 총 33건이며, 춘천 8건, 홍천 7건, 원주, 영월 각각 5건 등이다. 유형으로 구분하면 민간인 희생사건 7건,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 2건 뿐이다.
현재까지 진화위에 접수된 사건 전국 총 1만여 건 중에서 강원지역은 73건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청이 저조하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했던 제1기 진화위에 접수됐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의 피해자로 확인, 추정한 강원도 조사도 전체 1만 2364명중 139명으로 1.12%에 불과했다.
지난 달 16일 강원CBS는 원주에서 벌어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진실화해위원회를 방문했다. 진유정 기자가 원주 조사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진화위 관계자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제1기 진화위에서 조사한 강원지역의 민간인 학살 신고나 조사 건수가 많지 않지만 진화위는 진실규명 결정이 된 지역에 △국가의 사과 위령·추모사업 지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역사기록 정정 △평화인권교육 강화 등을 국가에 권고했다.
하지만 강원도의 경우에는 위령제를 진행하는 8개 지역(삼척, 원주, 춘천, 고성, 양양, 영월, 인제, 화천) 모두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을 뿐 국가로부터 피해를 당한 희생자 추모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진화위 관계자는 "민간인 학살의 경우 그 피해자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정과 시민사회 피해자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최근 삼척시의 경우 협업을 통해 읍면동은 물론 마을 단위까지 진실규명 신청 접수 홍보가 진행돼 우수 사례로 공유 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원도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유족회 등 단체 신청보다는 개별적 신청 경향이 많다. 18개 시군 중 양구군과 태백시는 신청건수가 아예 없다"며 "2기 진화위의 진실규명신청 기한이 2022년 12월 9일까지로 이 기간동안 적극적인 신청을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