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성 난치병 용혈성요독증후군인 태경이를 10년째 돌보고 있는 엄마 강혜연 씨. 그의 24시간은 오로지 태경이를 돌보는 일로 가득 차있습니다.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시간표대로 이어지는 돌봄, 심지어는 잠자리에 든 이후에도 2~3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아이 상태를 체크해야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의식을 잃었던 시헌이. 시헌이 가족의 꿈은 가족 다 함께 제주도에 여행 가는 것입니다. 시헌이 엄마 신미연 씨는 특히 어린 나이부터 아픈 동생을 위해 양보하고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진 누나 유림이를 보며 미안함을 느낍니다.
이 가족들을 오래 지켜본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선 교수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돌봄으로부터의 쉼'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이 가족들이 돌봄 서비스 지원 등을 이용하기도 실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중증질환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석션 등의 조치는 현재 모두 '의료 행위'로 분류되어, 돌봄 서비스에는 포함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족들만이 이 아이들을 돌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태경이, 시헌이와 같은 중증질환 소아청소년은 국내에 약 13만 명 있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그 가족의 삶은 멈추는 게 당연한 일일까요? 가족들의 삶을 지키면서도 아픈 아이와 함께 잘 살아갈 방법은 없는 걸까요? 중증질환 어린이, 그리고 그의 가족까지 그들의 터전에서 '삶다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지원은 무엇일지, 이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