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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유럽만큼 부유하지만 불평등은 훨씬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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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와 하위 50% 부의 격차 '52배'
소득 격차도 14배…서유럽보다 2배 높아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한국의 소득 수준은 서유럽 국가들만큼 부유하지만 불평등은 훨씬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World Inequality Lab)는 7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에서 한국의 불평등 실태를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는 국가별로 소득, 부, 성별, 탄소 배출 등 4가지 측면에서 불평등 수준을 살펴봤다.
 
한국 성인 인구의 평균 소득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3만3천유로(약 3843만원)로 평가됐다. 영국(3만2700유로)·스페인(3만600유로)·이탈리아(2만9100유로)보다는 높고, 프랑스(3만6300유로)·독일(3만9900유로)보다는 낮지만 유사한 수준이다.
 
이때 소득은 연금과 실업보험을 반영한 세전 금액이며, PPP 기준 1유로는 한화 1165.3원으로 계산했다.
 
2021년 기준 상위 10%가 1인당 15만3200유로(약 1억7850만원)를 벌면서 국가 전체 소득의 46.5%를 가져가는 동안 하위 50%는 1만600유로(약 1233만원)를 벌었다. 전체 소득의 16.0% 수준에 불과하다.
 
1990년대 이후 국가 전체 소득에서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은 10%포인트 늘어났고 하위 50%가 차지하는 비중은 5%포인트 줄어들어 불평등이 더 심해졌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1960~1990년대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급격하게 성장한 것을 원인으로 짚었다.
 
한국 성인이 보유한 부는 평균 17만9700유로(약 2억937만원)로 중국 평균보다 배 이상, 인도 평균보다 8배 이상 높아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가 정의하는 부에는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과 주택과 같은 비금융자산, 부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특히 부의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가 보유한 부는 평균 105만1300유로(약 12억2508만원)로 전체 부의 58.5%를, 하위 50%는 평균 2만200유로(2354만원)로 5.6%를 각각 차지했다.
 
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상위 10%와 하위 50%의 격차가 14배이고, 부를 기준으로 하면 상위 10%와 하위 50%의 격차가 52배에 달하는 셈이다.
 
서유럽권 소득격차와 비교해보면 프랑스가 7배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8배, 영국이 9배, 독일은 10배로 한국보다 격차가 작았다.
 
성별 근로소득과 탄소 배출도 평등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양성이 평등한 나라에서는 여성 근로소득이 전체 근로소득의 50%를 차지한다고 가정했다.
 
그런데 한국 전체 근로소득에서 여성의 점유율은 1990년 27.3%, 2000년 29.2%, 2010년 30.9%, 2020년 32.4%로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나 이상적인 평등인 절반에는 못 미쳤다. 일본(28%), 인도(18%)보다는 한국 여성이 국가 근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서유럽(38%)이나 동유럽(41%)보다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평균 14.7t(CO2 환산)로 2019년 기준 상위 10%가 54.5t을 배출할 때 하위 50%는 6.6t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부유층의 자원 소비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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