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뉴질랜드도 불참을 선언하는 등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은 당분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예고했던 대로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선수단만 파견하고 정부대표단은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 카드를 꺼내들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되, 개·폐회식 등 행사에 미 행정부 인사들은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적 보이콧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화상으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사흘 만에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문제였다.
백악관은 외교적 보이콧 이유로 신장에서 중국의 인권탄압 등을 들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신장지구에서 진행중인 중국 공산당의 집단 학살과 반인륜 범죄와 다른 인권 유린들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갔다. "오늘 우리가 알기로는 동맹국을 포함해 세게 여러 나라들도 비슷한 걱정을 공유하고 있다"며 "각자의 결정을 수 일 또는 수 주 내에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중국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 속에서 초청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보이콧이냐며 쿨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면서도 강한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에 엄정하게 항의한다며 앞으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일련의 중요한 분야와 국제·지역 문제에 대한 대화와 협력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직접 제안한 비축유 방출, 이란 핵 문제 등 당면 현안에서 중국이 미국에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간에 문구 조율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종전선언도 영향권 안에 들 수 있다. 미중 관계가 계속 악화될 경우 북한 핵문제 해결이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도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측의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뉴질랜드도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하고 이를 이미 중국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랜트 로버트슨 부총리 겸 체육부 장관은 뉴질랜드도 외교적 수준에서는 올림픽에 불참할 것이라며 중국의 인권 탄압이 아닌 코로나19 등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영국 호주 등 일부 서방국가는 물론 일본도 미국에 힘을 실어줄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등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은 당분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