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4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방문,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4일 "
제 출신이 비천하다. 비천한 집안이라서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고 가족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
제 출신의 미천함은 저의 잘못이 아니니까 저를 탓하지 말아달라"며 "
저는 그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주어지는 권한이 있다면 최대치로 행사할 것이고, 우리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니 나는 머슴이라는 생각으로 주인 뜻 철저히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형제 간 욕설 논란 등 다사다난했던 이 후보의 가족사를 오히려 강점으로 내세운 셈이다.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라북도 군산 공설시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시장 상인,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한 거리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거리 연설에는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 후보는 가족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 어머니, 아버지는 화전민 출신으로 성남에 와서 아버지는 시장 화장실 청소부,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며 대변 20원, 소변 10원에 휴지를 팔았다. 그 젊은 나이에 남정네들 화장실 들락거리는 앞에 쭈그려 앉아 먹고 살겠다고 그래 살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형님은 탄광 건설 중 추락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를 잘랐다가 이번에는 오른쪽 발목까지 잘랐다고 며칠 전 연락이 왔다"며 "우리 누님은 요양보호사다. 살기 어려워 며칠 전 말썽난 그 요양보호사다. 그리고 청소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아시는대로 정신질환으로 고생하던 형님은 돌아가셨다. 저하고 같이 (가족 중에서) 제일 출세한 사람"이라며 "그 밑에 넷째 여동생은 야쿠르트를 배달하고 미싱사를 하다가 화장실에서 죽었는데 산재 처리도 못했다. 제 남동생은 지금 환경미화원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감정이 북받친 듯 목소리를 떨며 "제 집안이 이렇다. 그런데 누가 집안이 엉망이라고 흉을 보더라"며 "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고 주어진 일은 공직자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
부정부패하면 죽는다는 생각을 해서 가족들은 성남시청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했다. 제게 전화도 못하게 했다"며 "아무도 안 했는데 그 중 한분이 제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고 공무원에게 이런저런 지시·요구를 해서 제가 차단했다. (직원들에게) 전화도 받지 말고 받으면 징계한다고 해서 이 사단이 벌어졌다"고
'형제·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거듭 해명했다.이어 "그렇게 철저히 자신을 관리하며 최선을 다해 여기까지 왔다"며 "원래 경기지사를 재선하려 했지만 3년 만에 다시 불려나왔다. 그 이유는 단순한데 경기지사를 맡겨놓았더니 전국에서 가장 잘하더라. 나라도 맡기면 잘하겠다는 기대 때문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이재명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여기까지 왔다. 제가 돈이 있는가 백이 있는가"라며 "딱 한 가지 있는 것은 세상에 대한 애정"이라고 했다.
상인들과 인사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 연합뉴스이 후보는 그동안 비극적인 가족사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해왔다. 그만큼 단골 소재이자, 마음 속 깊은 상처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이 후보의 지난 2017년 첫 대선 출마 선언이다. 당시 이 후보는 '소년공' 출신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선 경선 출마 선언을 하며 가족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솜털이 남아있는 고사리 손 아들을 시커먼 고무공장까지 바래다 준 어머니는 상대원시장 화장실 앞에서 휴지를 팔았다. 시장 화장실에서 밤 열시가 넘어 퇴근 하시고도 철야를 마치고 새벽 4시가 되어야 귀가하는 어린 아들을 기다려 주셨다"고 했다. 또 "고된 밭일로도 자식들 먹여살리기 어려워 약장사에 밀주까지 팔면서도 힘겨운 삶의 무게에 부엌 구석에서 몰래 흐느끼시던 어머니, 고무공장 샌드페이퍼에 깍여 피가 배어나오는 제 손바닥을 보고 또 우셨다"고 했다.
형제자매들에 대해선 "광부로, 건설현장에서 일용노동자로 일하다 추락사고로 다리를 절단하신 강원도 큰 형님은 몸이 불편해 못오셨다. 다음은, 요양보호사로 일하시는 제 누님이다. 그리고, 청소회사 직원 제 둘째형님이다. 그리고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사랑하는 동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상대원시장 청소부로 일하시다 돌아가신 아버님은 이 자리에 안 계신다. 야쿠르트 배달원을 거쳐 건물 청소 일을 하다 2년 전 새벽 과로로 딴세상 사람이 된 제 여동생은 저 하늘에서 오빠를 격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한 때 가장 사랑했고 가까웠던 셋째 형님, 안타깝게도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도 했다. 셋째 형은 이른바 '형수 욕설 사건' 당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