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유족 (익명)
김병찬 스토킹 살인사건 그제 경찰이 30대 여성을 스토킹 하다 무참히 살해한 35세 남성의 신상을 공개했죠. 김병찬. 이 김병찬 스토킹 살인사건이 더 안타까운 건 피해여성이 김병찬으로부터 살해협박을 받고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눌렀습니다만 위치추적 오류로 인해서 현장에서 500m나 떨어진 엉뚱한 곳에 출동했습니다. 결국 도움 받지 못했고요. 이 보호장치는 무용지물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 잔혹한 범죄의 피해자 김병찬은 지금 이 사건을 우발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발적 살인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피해자의 가족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이것은 우발적 범죄가 아니다.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범죄다.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야 할 사람이다. 우리가 생각해야 될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뭔지 유가족과 함께 직접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해자의 막내 동생. 지금 연결이 돼 있습니다. 신원보호를 위해서 익명과 음성변조를 한다는 거 미리 양해말씀 구하죠. 동생 분 나와 계십니까?
◆ 유족> 네.
◇ 김현정> 참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유족> 네.
◇ 김현정> 3남매 가운데 돌아가신 언니가 첫째시고요.
◆ 유족> 네.
◇ 김현정> 그리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쓰신 분이 둘째 남동생 또 지금 인터뷰하시는 분이 막내이신 거죠?
◆ 유족> 네.
◇ 김현정> 참 화목한 가정이었다고 제가 들었는데.
◆ 유족> 네. 저희는 아침마다 카톡으로 인사도 하고 매일 아침마다 언니도 매일매일 카톡에 남겼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항상 연락하고 지내던 가족이었는데 이렇게 돼버려서 저희는 정말 허망해요.
◇ 김현정> 언니가 근무지가 서울이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아침마다 거기에서 이야기 나누고 안부 묻고. 그날도 역시 사건이 발생하기 3시간 전까지 대화가 있었더라고요.
◆ 유족> 피습을 받은 게 11시쯤이라고 들었는데. 언니랑 연락한 것은 그날 오전 그때 10시였거든요. 불과 1시간 전이었는데.
사건 무렵 피해자 가족 단체 채팅방 (피해자 가족 제공)◇ 김현정> 지금 가족들이 얼마나 황당한 상황이실까 싶은데.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신 건 이유가 있을 겁니다. 결코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피의자 김병찬은 처음부터 모든 게 거짓이었다. 철저히 가면을 쓰고 접근했다. 그렇게 쓰셨네요.
◆ 유족> 저희가 그러니까 언니가 그 살인범을 만날 때 저희가 어떻게 만났는지는 저희가 자세히 모르지만 이게 친구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사람이 만날 때 언니한테 1에서 100까지 거짓이었다고 들었거든요.
◇ 김현정> 처음부터 자기소개부터, 신상 모든 걸 다 거짓으로?
◆ 유족> 네. 처음에 직업도 속이고 아마 제가 그 살인범이 아마 무직으로 알고 있는데. 프리랜서인가. 언니는 아마 그때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을 거예요.
◇ 김현정> 무슨 일을 하고 있다고 속였답니까?
◆ 유족> 부동산 일을 본인이 하고 있다고 했고 명품도 막 지니고 있고 그랬거든요. 그 사람이.
◇ 김현정> 부유함을 과시하려는 이런 것도 있었군요.
◆ 유족> 네.
◇ 김현정> 그렇게 직업도 속이고 명품을 휘두르고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다가 그게 다 거짓이라는 걸 안 순간. 언니는 두려움을 느끼셨을 거고요. 이 사람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헤어지자고 나서부터 사람이 돌변한 겁니까?
◆ 유족> 네. 언니가 이제 부산에서 그 사람을 만났는데 부산에서 헤어졌었나 봐요. 그런데 부산에서도 경찰서에 신고를 한번 했다고 들었거든요.
◇ 김현정> 신고를 해야 될 정도의 그런 무서운 스토킹이었다는 건데 어떤 식이었다고 해요?
◆ 유족> 언니를 괴롭힐 때 목숨을 빼앗겠다 이런 식으로 위협하다가 또 그만하겠다 하다가 마지막이다, 이렇게 했다가 갑자기 또 거짓말이다. 그러니까 협박을 안 하겠다는 게 거짓말이다. 이렇게 하면서 웃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데이트폭력 피해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을 살해한 30대 피의자 A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한형 기자◇ 김현정> 목을 조르고 칼 들이대고 이런 식의 협박이 그 전에도 많았다는 거예요?
◆ 유족> 저희 언니한테 수시로 그렇게 목을 조르고 칼을 들고 협박을 하고 죽이겠다고 이렇게 했다고 들어서.
◇ 김현정> 그러니까 칼 들이대고 공포에 떨면 안 그러겠다 하고 안 그러겠다 한 게 또 거짓말이다 하고 웃고 그랬다는 거예요?
◆ 유족> 네, 네.
◇ 김현정> 얼마나 이게 공포스러운 상황이었을까 싶은데 언니 분이 아무 조치도 안 했던 것도 아니고 전 근무지인 부산에서, 또 서울에서 계속 신고를 수차례 하셨네요. 그런데 그때마다 별 다른 조치가 없었던 겁니까?
◆ 유족> 네. 경찰이 언니가 수차례 신고도 하고 다 했는데 증거를 같이 있을 때 남겨놓을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증거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언니가 카톡으로 보낸 게 있는데 그런 답답함도 토로했고. 그리고 언니한테 어떤 경찰은 협박이 맞냐. 그러니까 협박 당한 게 맞냐고 물어봤다고. 하고 언니가 임시 거처를 신청을 했는데. 법원에서도 접근금지를 내렸나 봐요. 그런데 그 사람한테는 그냥 전달만 하고 땡이고.
◇ 김현정> 결국 언니는 임시보호소로 갔지만 피의자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거잖아요.
◆ 유족> 네. 그리고 임시보호소로 이동할 때 언니가 수사관이 그 살인범이 언니 차에서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만 주고 다시 돌려보냈다고 해요.
◇ 김현정> 피의자, 그 범인은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 즉 경찰이 체포하거나 입건하거나 이러지 않았다는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피의자 김병찬이 11월 9일에 언니 회사로 찾아왔다면서요.
◆ 유족> 김병찬이 점심시간쯤에 언니 직장 근처에 찾아왔는데 출퇴근 할 때 칼을 찔리고 싶냐. 불안하게 되고 싶냐고 이런 말을 하면서 언니를 위협했어요. 그런데 언니가 무서우니까 미리 설정해 둔 핸드폰 SOS 기능을 넣었어요.
◇ 김현정> 핸드폰 기능에 있는 SOS 기능이요.
◆ 유족> 언니가 그때 스마트워치를 깜빡하고 집에 두고 나왔었대요. 지인 집에 언니가 그때 지인 집에 머물 때거든요.
◇ 김현정> 임시 보호소 나와서 지인 집에 잠시 머무셨죠, 두려움 때문에 스마트워치를 거기에 놓고 나와서.
◆ 유족> 핸드폰에 SOS 기능을 눌렀는데 그게 언니 친구들한테 가게 돼 있었어요. 그래서 그 언니 정확한 위치가 찍힌 문자랑 로드뷰가 발송이 돼서 언니 친구들이 살인범과 같이 있던 언니를 데리고 분리를 했어요.
◇ 김현정> 휴대폰 SOS 기능은 위치를 정확히 알려줬나 보네요. 언니 친구들이 구해 주러 왔다는 얘기는.
◆ 유족> 네.
◇ 김현정> 살인이 난 그날 경찰의 스마트워치는 500m나 떨어진 위치로 알리지 않았습니까?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유족> 네.
◇ 김현정> 휴대폰 SOS 같은 기능을 못 했던 거네요.
◆ 유족> 차라리 지급이 안 됐으면 언니가 그 기능 써서 정확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고요.
◇ 김현정> 그날 경찰에 신고를 했잖아요. 언니가.
◆ 유족> 네.
◇ 김현정> 그런데 경찰이 계속 증거를 얘기했잖아요.
◆ 유족> 메시지나 이런 것을 원하신 것 같기도 하고.
◇ 김현정> 메시지가 없었습니까? 카톡 메시지 같은 게.
◆ 유족> 그 살인범이 언니 휴대폰을 강제로 뺏어서 다 지우고 이러니까 .
◇ 김현정>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핸드폰의 메시지를 다 지웠군요.
◆ 유족> 경찰은 그 살인범과 같이 있는 사진을 이런 증거를 원하더라고요. 동영상이나.
◇ 김현정> 협박 받는 상황에 같이 찍는 상황이 없냐고요?
◆ 유족>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걸 언니가 셀카를 찍을 수도 없고. 그 살인범이랑.
◇ 김현정> 그렇게 그 날 일은 마무리가 됐고. 언니는 11월 19일에 무참히 살해가 됩니다. 경찰에게 받은 스마트 워치를 눌렀지만 스마트 워치는 500m나 떨어진 곳을 가리켰고 그 사이에 잔혹한 범행이 이루어진 거예요. 지금 김병찬은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고요.
◆ 유족> 언니가 스마트워치를 누르면 이게 목소리가 나오나 봐요. 경찰 목소리가. 그거를 듣고 흥분해서 본인이 찔렀다고.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 전날에 했던 행동이나 이런 경황들을 봤을 때 무조건 계획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 김현정> 어떤 부분들을 지금 주목하고 계실까요?
◆ 유족> 그 살인범이 서울에 올라와서 흉기랑 모자를 구매를 하고 언니 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기다렸다가 언니가 딱 나올 때 여러 차례 찔어서 살해를 했거든요.
◇ 김현정> 카드는 안 썼답니까?
◆ 유족> 범행에 찍힐까 봐 그런지 모르겠는데 현금을 썼다고 그랬더라고요. 그리고 그 찌르고 나서도 언니 했던 협박 했던 증거를 없애기 위해 휴대폰을 강남 한복판에 버리고 자신의 휴대폰이 추적당할까 봐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고 대중교통을 타고 대구로 도주를 했어요. 언니가 피를 많이 흘렸는데 언니가 일단 수차례 찔렸다고 했는데 그러면 살인범한테도 피가 많이 튀었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살인을 저지른 후에도 대도시를 활보하고 다닌 걸 보면 살인의 흔적을 없애기 위한 옷도 미리 준비하지 않았나도 생각이 들고요.
◇ 김현정> 결국 옷도 준비해서 치밀하게 움직였을 거다. 그 말씀이신요. 거예요.
◆ 유족> 네.
◇ 김현정> 대구에 도착한 후에 그 숙소에서 혀를 깨물고 자살을 시도했었다. 우발적으로 범행하고 나서 괴로워서 그랬던 거다, 이런 얘기도 하던데 어떻게 보세요?
◆ 유족>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살짝 다칠 정도로만 본인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깨문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온 가족이 정말 많이 힘드실 상황일 텐데 이런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국민청원을 올리고 이렇게 인터뷰에 나서신 건 꼭 하고 싶은 꼭 알려야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일 겁니다. 그 말씀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 해 주시죠.
◆ 유족> 저희 언니는 경찰의 소극적 대응에도 경찰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언니는 저희에게 영영 돌아올 수 없게 되었어요. 저희 언니는 국민입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사람을 죽여놓고 이제 와서 스마트워치 점검, 경찰 대응 훈련 이렇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대응은 정말 저희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고 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그렇게 하는 것은.
◇ 김현정> 그렇죠.
◆ 유족> 그런데 왜 사람, 저희 언니를 죽이고 그렇게 하는지 그리고 그 살인범이 사회에 나오게 되면 저희 가족은 다시 두려움에 떨어야 합니다.
◇ 김현정> 만약 이게 우발 범죄라고 확정이 되고 나면 그러면 형이 상당히 감형된다는 거죠.
◆ 유족> 네. 정말 두렵고 무섭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국민들이 좀 힘을 모아서 관심을 가져주십사 하는 이 말씀이세요.
◆ 유족> 저 혹시 국민청원도 한마디 하면 안 될까요?
◇ 김현정> 하십시오.
◆ 유족> 지금 듣고 계시는 여러분, 저희 언니가 이렇게 스토킹 범죄에 노출이 돼서 보호받지도 못한 채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갔는데 저희가 청원을 올린 것을 많은 도움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동의 좀 해 주십시오. 그게 저희가 간절히 원하는 일이고 지금으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인 것 같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 김현정>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이 말을 왜, 왜 피해자 유가족이 해야만 하는가. 참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도대체 언니가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 유족> 그러니까요.
◇ 김현정>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도와달라고 다섯 번, 여섯 번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목숨을 잃어야 했는가. 여러분 우리의 딸이고, 우리 친구고 우리 가족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고 청원해 주시고요.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해서 정말 끝까지 잊지 않고 우리가 매달려야 할 것 같습니다. 동생분. 제가 어떻게 위로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는데.
◆ 유족> 죄송해요.
◇ 김현정> 죄송할 일이 전혀 아니시고요. 정말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힘 내시고요.
◆ 유족> 네.
◇ 김현정> 이 사건이 끝까지 어떻게 처리되는지 어떻게 판결나는지까지 제가 반드시 챙겨서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 유족>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대단히 고맙습니다.
◆ 유족> 네.
◇ 김현정> 마음이 참 아프네요. 스마트워치를 통해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결국은 무참히 살해되고 만 서울 중구 김병찬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