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혁신도시. 경남도청 제공"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가 부울경 전체 혁신도시의 거점이 되도록, 서부경남 경제가 부울경 전체 권역을 담당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민선 7기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4월 진주를 방문해 이같이 약속했다.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이 부울경 메가시티의 한 축임을 분명하게 강조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남은 전국 17개 시도 중 동서로 가장 길게 뻗은 물리적 거리만큼 동부에 비해 서부경남의 발전은 더뎠다.
그러나 조금씩 생활 인프라를 채우고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는 발전 계획이 추진되면서 민선 7기 들어 서부경남도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우선 경남혁신도시를 보자.
경남혁신도시 인구는 2019년 7월 2만 2925명에서 2020년 7월 2만 5811명, 올해 7월 3만 2518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과 손을 잡고 복합문화도서관, 복합혁신센터, 행복드림센터 조성 등 혁신도시에 머물며 잘 살 수 있는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48.6%였던 이전 공공기관 가족 동반 이주율이 지난해 64.1%로 증가했다.
산학연 클러스터 기업도 지난해 490곳에서 올해 511곳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주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임차료, 이자지원, 세제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올해 지역발전계획도 수립해 지역산업육성, 지역인재채용, 주민지원 등 6개 분야 407건 사업에 8922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 7월에는 울산과 지역인재 채용 광역화를 실현해 내년부터 경남·울산 청년들이 이전 공공기관 취업 때 지역인재 채용 혜택을 본다. 직장 선택의 폭이 확대와 청년 인구 유입, 그리고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안전관리원 출범에 따라 교육센터 위치를 놓고 경북 김천과의 갈등은 상생 합의로 마무리됐다. 경남혁신도시는 통합 국토안전관리원 본사와 건축물교육센터의 건축물 점검 교육과정 신설, 국토안전실증센터 설립, 대학 교육 운영 확대라는 실리를 얻었다.
연간 4천여 명 이상의 교육 수요가 발생하고, 국토안전 관련 기업·연구기관 유치로 연관 산업 발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남부내륙고속철도. 경남도청 제공김경수 전 지사의 1호 공약인 서부경남 KTX인 남부내륙고속철도는 경남도가 가장 공을 들인 사업이다.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정부 재정 사업이 확정됐고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 기본·실시설계비 835억 원이 전액 반영돼 내년 상반기에는 기본·실시설계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천공항도 활기를 띠고 있다. 대형항공사 철수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천공항에 소형항공운송사업자인 하이에어가 취항하면서 현재 김포와 제주 노선이 주 56편 운항 중이다.
지난달에는 '경남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 조례'를 개정해 소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재정 지원 근거도 마련해 사천공항 활성화에 숨통을 틔웠다.
사천공항에 취항한 하이에어. 경남도청 제공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국도 5호선의 기점을 거제시 연초면에서 통영시 도남동까지 연장하는 사업도 확정됐다. 그리고 지역 숙원인 남해-여수 해저터널(국도 77호선) 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서부경남의 교통 여건 향상으로 발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역 맞춤형 균형 발전 사업도 추진해 성공 모델로 만들고 있다.
2019년 폐교 위기의 함양 서하초등학교를 살리고자 시작된 함양군 농촌유토피아 사업은 지난해 함양군과 경남도, 학생모심위원회, LH 등이 머리를 맞대 주거·일자리·생활기반 조성 등 주거 플랫폼으로 구체화했다.
첫 결과물은 지난 2월에 나왔다. 지역으로 전학해온 학생 가족들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했고, 에디스 모터스 등 지역 기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
함양 주거플랫폼 선도사업 입주 기념 행사. 경남도청 제공서하초는 3학급, 전교생 10명의 폐교 위기에서 현재 6학급, 27명으로 늘어 소멸 위기의 작은 마을을 살리는 활력이 되고 있다.
국토부는 서하초의 성공 모델을 확산하고자 지역개발 공모사업을 주거플랫폼 사업으로 추진했다. 공모 결과 함양·하동·거창 등 서부경남 3개 군이 선정돼 163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선정된 광역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다.
주거플랫폼 투자 선도지구로 선정된 함양군 'e-커머스 물류단지'는 함양읍에 들어설 ㈜쿠팡의 대규모 물류센터와 연계해 2026년까지 국비 100억 원을 포함해 1740억 원이 투자된다. 65만여 ㎡의 부지에 물류센터와 공공주택, 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주거플랫폼 지역수요 맞춤지원 사업에 선정된 하동군 '드림스테이션'은 LH가 함께 추진하는 마을정비형 공공주택 사업과 연계한다. 국비 35억 원을 포함해 203억 원을 들여 옛 하동역 일원에 일자리 지원센터, 공유카페, 아이돌봄센터 등을 조성한다.
거창군의 '신원면 신바람 주거플랫폼 구축사업'은 국비 28억 원을 지원받아 폐교 위기의 신원초등학교 살린다. 지역주민과 학교, LH가 협업해 작은 도서관, 돌봄공간, 생활체육공간 등을 만든다.
함양군 e-커머스 물류단지. 경남도청 제공서부경남의 핵심 산업인 항노화 산업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9월 열린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에 참석해 "항노화 산업을 포함한 그린바이오산업이 우리의 미래, 우리의 농촌을 책임질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도는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의 성과를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로 이어가 관련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미래 신산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인숙 서부균형발전국장은 "올해 서부경남 시군, 이전 공공기관과 협력으로 기반 시설 확충과 지역 일자리 연계, 광역교통 확장 등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내년에도 서부경남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균형발전 사업을 지속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