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7회말 1사 주자 2루에 kt 강백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1루에서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로야구 kt는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4 대 2 승리로 기선을 제압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100구 역투를 펼쳤고, 배정대가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숨은 조력자도 있었다. 선취점과 쐐기타는 '타격 천재' 강백호의 방망이에서 터졌다.
강백호는 0 대 0으로 팽팽하던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친 뒤 후속 타자들의 출루와 진루타로 홈을 밟았다. 강백호는 "곽빈과 고등학교 친구다. 구위가 좋은 투수라 직구가 들어올 줄 알았는데 커브가 떴다"면서 "칠 수 있겠다 싶어서 세게 돌리지 않고 맞추는 식으로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이후 3 대 1로 앞선 7회말 2사 2루에서는 불펜 이현승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쐐기 적시타를 쳤다. 강백호는 "이현승 선수는 워낙 베테랑이고 컨디션이 좋았다"면서 "포크볼이 날카롭고 좌타자를 상대로 강하기 때문에 빨리 끝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 내야수들이 센터 방향에 치우쳐서 빈 공간을 공략했다"면서 "바깥쪽 슬라이더가 걸려 마음 먹고 돌렸는데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올랐고 운이 좋아서 결과도 따랐다"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1차전에서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렸다. 강백호는 현재 타격감에 대해 "단기전이어서 타격감을 논하기는 어렵고 오늘 경기에서 못 칠 수도 있고 잘 칠 수도 있다"면서도 "투수들도 잘 막았지만 타격적으로도 좋은 경기였는데 오늘 2차전도 편하게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타석에 들어서는 강백호의 눈빛이 시즌 때보다 더 날카로워졌다. 강백호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기간 많은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아웃 카운트와 팀 상황에 따라 어떻게 쳐야 할지 깊게 고민하는데 첫 번째 목표를 출루로 삼고 있기 때문에 1차전에서도 적극적으로 출루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 아쉽게 개인 타이틀을 수상하지 못했다. 전반기 4할대에 육박하는 타율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타격왕은 이정후(키움)가 차지했다.
이에 강백호는 "올해 처음으로 타이틀에 도전한 거라 아쉬움은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스스로 잘 만족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전반기 때는 정말 잘했던 것 같고 나름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커리어 하이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팀 우승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동료들과 팀 우승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더 뜻깊다"고 전했다.
강백호는 2차전 핵심 선수로 소형준을 꼽았다. 강백호는 "(소)형준이가 잘해야 할 것 같다. 양 팀 모두 타격감이 좋았던 팀이라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선취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형준이는 어리지만 작년에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고 자기 페이스대로 던질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를 걸었다.
이어 "타선에서 선취점을 가져오면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최대한 점수를 뽑아줘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