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연합뉴스3만 관중 앞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손흥민(29, 토트넘 홋스퍼)도 모처럼 골 욕심을 냈다. A매치에서 처음으로 3경기 연속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과 후반 한 차례씩 골대를 때리는 등 골을 넣지 못했다. 7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결국 골 없이 경기를 끝냈다.
완벽한 기회도 있었다. 바로 페널티킥이다. 전반 34분 공격진의 강한 압박으로 공을 가로챘고, 황인범(루빈 카잔)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키커는 손흥민이 아니었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공을 들고 페널티 스폿으로 향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황희찬은 골키퍼가 몸을 날린 반대 방향으로 침착하게 슈팅을 때렸다. 벤투호에 승점 3점을 선물한 선제 결승골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따로 키커를 지목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의 대화를 통해 키커가 결정됐다.
황희찬은 "페널티킥 전담 키커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서 "사실 최종예선 들어와서 골이 없었고, 많은 팬들 앞에서 골로 보답하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흥민이 형이 양보해줬다. 그 골로 승리해서 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울버햄프턴 구단이 뽑은 10월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벤투호에서는 이상하게 주춤했다. 9월부터 벤투호의 최종예선 1~4차전을 모두 소화했지만, 골이 없었다. 벤투호에서의 마지막 골은 지난 5월 약체 스리랑카와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5차전이 마지막이었다.
골이 없는 후배를 위한 손흥민의 쿨한 양보였다.
UAE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도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선수 개인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들 알다시피 손흥민은 좋은 선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매주 보여주고 있다. 좋은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새로울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