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개표결과 발표 후 당 점퍼를 입고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순풍을 타고 있다.
8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는 43%로 31.2%를 얻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밀어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분석하면 이같은 격차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렵다.
경선 전 까지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지지율에서 엎치락뒤치락 해왔지만 당의 지지율이나 정권교체 여론을 앞선 적이 한번도 없다.
국민의힘 윤석열(가운데)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자리에 앉고 있다.왼쪽부터 이준석 대표,윤 후보, 김기현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8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6%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57%에 이를 때도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항상 30%대에 머물렀다.
8일 여론조사 윤 후보 지지도 43%는 컨벤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5일 당 경선에서 47.85%, 홍준표 후보는 41.50%를 기록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11% 뒤졌지만 당원 조사에서 크게 앞서 승리할 수 있었다.
윤석열 후보는 비호감도가 호감도 보다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30 청년층에서 지지율이 극도로 저조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는 18세에서 29세에서 불과 3%, 30대에서 7% 등 한 자릿수 지지도가 나왔다.
홍준표의 역할론이 힘을 얻는 이유다.
홍준표의 2030영향력은 경선 이전은 물론 지난 5일 최종 경선결과에서도 확인됐다.
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캡처그러나 홍준표 의원은 지금 당장은 윤석열 후보를 도울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경선이 끝난 뒤 SNS에서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윤석열 후보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졌다.
전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을 가장 먼저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2030은 물론 중도층의 마음을 얻는 길이기도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국민의힘 탈당 원서 인증.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역대 대통령선거에서도 당심이 민심을 이긴 적이 없다.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에서도 당심에서 밀리던 노무현 후보는 이인제, 한화갑 후보를 광주 경선에서 여론조사로 뒤집고 대세를 잡았다.
여론조사 50%가 반영된 경선에서 민심이 당심을 견인해낸 결과였다.
다음 대선인 2007년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8.8%를 앞서 당심에서 앞선 박근혜 후보를 제쳤다.
당시 여론조사는 당심이 80%, 민심이 20%였지만 이명박 후보는 민심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홍준표의 방관이나 침묵은 윤석열에 대한 반대나 다름없다.
홍준표 의원은 8일에도 SNS를 통해 "두 분 중 지면 한 사람은 감옥 가야하는 처절한 대선"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물론 윤석열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광폭 선대위 구성도 중요하지만 윤석열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민심에서 앞선 홍준표 마음잡기다.
윤석열 후보는 경선에서 패한 홍준표 의원을 향해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표현했다.
말로만 깐부가 아니라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홍 의원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일에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국회사진취재단윤 후보에게 홍 의원은 검찰 선배이자 정치로서는 선배를 넘어 스승이나 다름없다.
윤석열이 정치선배이자 스승인 홍준표를 잡지 못한다면 43% 지지율에서 더 이상 확장되지 못할 수도 있다.
홍준표 의원은 8일 캠프 해단식에서 윤석열 후보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만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그래서 홍준표 의원을 하루빨리 만나야 한다. 이게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