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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고교학점제 재검토해야"…교육당국 "내실있는 학점제 운영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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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경남지부, 대입 제도 개편과 고교학점제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

전교조 경남지부가 4일 경남교육청 앞에서 고교학점제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봉준 기자전교조 경남지부가 4일 경남교육청 앞에서 고교학점제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봉준 기자오는 2025년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고교교육 정상화 여건부터 마련한 후 고교학점제를 시행해야 한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당국은 문제점들을 검토하면서 학점제가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4일 경남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에 나오면서 발표했던 교육 공약의 대표적인 것이 고교학점제였다"며 "처음 고교학점제가 제안되었을 때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 사이에서도 긍정적 반응이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가 확대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점점 반대의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급기야 지난 7월 전교조가 전국의 연구·선도학교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찬성 비율이 7%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교육부는 2025년에 입학하는 1학년부터 적용하겠다는 애초의 계획을 번복하고 2년을 앞당겨 2023년 1월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이에 전교조는 각종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는 고교학점제를 그대로 시행할 수 없다는 현장 교사들의 강력한 문제 제기로 '입시제도 우선 개편, 고교학점제 재검토'를 촉구하는 고등학교 교사들의 서명을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실시했고 전국 1만 1634명, 경남 1931명이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교육부가 주장하는 고교학점제는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192학점 중 모든 고등학생이 공통으로 이수하는 48학점 이외에 나머지 학점은 학생이 개별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면서 "이 계획대로라면 학생들은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의 생활기록부 성적은 9등급제가 적용되는 일반과목과 A, B, C, D, E로 표기되는 진로 과목으로 이뤄지지만 교육부는 이를 대학 입학 전형에서 어떻게 반영할 지에 대한 계획을 한 번도 발표한 적이 없다"며 "수능만을 입시에 반영하는 정시비율을 확대하면서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교육부의 이율배반적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학교의 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에서 많은 과목을 개설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의 교원 수급과 학교 공간에서 이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겠느냐"면서 "학생들이 선택한 다양한 수업 개설을 위해 강사를 채용하고 필요한 경우 교원 자격 미소지자에게까지 일시적으로 수업을 허용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경우 학생들이 희망하는 다양한 강좌개설은 어려울 것이 뻔하며 대입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지난 8월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2학년도에 모든 고등학교를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시도교육청이 5개나 된다. 경남은 2023학년도에 모든 고등학교를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며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가 어떻게든 신청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예산과 교사 정원에서 차별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이와 함께 "교육부의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핑계로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도 구성하기 힘든 농어촌의 현실, 대학 연계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없는 지방의 현실을 외면하면서 불평등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경남교육청 제공경남교육청 제공이에 경남교육청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전교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경남교육청은 "2018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고교학점제 추진 일정에 따르면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 부분도입이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제도 시행에 대한 교육계 및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1년 유예된 2023년부터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것은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25학년도다.

경남교육청은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전교조에서 실시한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찬성 비율이 7%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교육부에서 실시한 2020년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남 도내 연구(7개교)·선도학교(45개교)에서는 '고교학점제 취지 및 방향 이해'와 '고교학점제 도입' 설문 문항에 대해 각각 97.9%와 74.6%의 보통 이상의 응답을 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취지 및 방향 이해'와 '고교학점제 도입' 설문 문항에 대해 학생은 87.9%와 87.3%, 학부모는 86.7%와 87.5%가 보통 이상의 응답을 했다.

경남교육청은 또 이수 학점과 관련해 "고교학점제 시행에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경우 3년 간 이수해야 하는 단위(학점)를 기존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줄여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공통과목의 경우 1학년 전 과정에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2~3학년 과정에서 기존의 선택과목뿐만 아니라 융합선택 영역의 교과목 추가·확대를 제시함으로써 현재보다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하는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는 발표 내용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경남교육청은 정시확대 기조의 대학입학정책과 이율배반적 태도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기존 제도와 차별화된 미이수는 학업 능력이 부족한 학생을 낙인하는 것이 아니라 재이수 및 대체이수 등 학교별 상황에 따른 다양한 이수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학생의 기초 소양과 기본 역량을 보장하기 위한 책임교육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청은 또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 제도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서도 고교학점제의 내용이 반영되도록 연구 중이며 2024년까지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현행 정시 확대 기조는 고교학점제를 반영한 대입제도 개편과 연계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남교육청은 "읍면 지역 소재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전 고등학교에서 교·강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교과목에 대해서는 경남교육청에서 필요 교과목에 대해 수요 조사를 통해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114개 과목에서 1200명의 학생이 이수했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특히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운영의 방법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며 온라인 수업에 따른 문제점과 관련해서는 해당 교과목을 이수하기 원하는 학생들 위주로 수업에 참여하게 돼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청은 연구·선도 학교 지정에 대해서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신청과 관련해서는 교원의 70% 이상의 동의율과 함께 학교운영위원회로 대표되는 학부모의 동의도 필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면서 "선도학교의 경우에도 교원의 70% 이상의 동의율을 통해 학교교육공동체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교육청은 고교학점제가 농어촌과 지방의 현실을 외면한 불평등교육 강화 정책이라는 주장에 대해 "오히려 학생이 처한 지역적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규 교육과정 등을 활용해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최대한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제도"라고 반박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고교학점제는 큰 틀을 바꾸는 것이므로 여러 교육단체가 제기하는 문제점도 검토해서 학점제가 더욱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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