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정현. KBL 제공"버티고 있어야죠."
KCC는 부상 병동이다. 정창영은 시즌 초반부터 결장 중이고, 지난 시즌 MVP 송교창은 손가락 부상으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5승5패 승률 5할을 기록 중이다. MVP 출신 이정현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덕분이다.
KCC는 2일 열린 LG전에서 86대85로 승리했다. 종료 1분을 남기고,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승부 끝에 웃었다.
이정현이 폭발했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26점.
이정현은 "LG와 1차전은 슈팅도 적었고,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많았다. 감독님이 체력적인 부분을 배려해줘서 별로 안 뛰었다"면서 "딱히 신경을 써서 하기보다는 좋은 가드가 많으니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별로 신경을 안 썼다"고 말했다.
82대83으로 뒤진 KCC의 마지막 공격. 전창진 감독은 이정현이 아닌 김지완에게 공격을 맡겼다.
전창진 감독은 "마지막에 파울만 얻어도 되는 상황이라 정현이를 페이크로 하고, 지완이로 했는데 잘 처리해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이스로서는 섭섭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정현은 "지완이는 능력이 좋은 선수다. 초반 허리 부상도 있어서 자리를 못 찾다가 현대모비스전 이후로 폼이 좋다. 나보다 체력, 활동량이 좋으니까 감독님이 믿었다"면서 "나는 한쪽에서 나오는 공을 처리하려 준비하고 있었다. 한쪽 사이드를 흔들어주니까 나에게도 찬스가 난다"고 오히려 김지완을 칭찬했다.
이어 "사실 가장 큰 문제는 팀에서 라건아만 제대로 스크린을 걸어줄 수 있다. 나는 스크린을 걸어줘야 잘 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이정현은 KCC가 끈질긴 추격을 펼친 힘이었다. 전창진 감독도 "내가 보기에는 정현이가 오늘 경기를 상당히 주도를 많이 했다. 쫓아가는 입장, 또 약간 리드할 때도 전체적인 경기 운영을 잘해줬다"고 박수쳤다.
송교창의 부상으로 이정현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이정현은 "팀의 50~70%를 차지하는 선수가 빠져서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시즌은 길고, 우리가 버티고 있어야 교창이도 재활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 같다. 지더라도 KT전(74대96 패) 같은 경기는 안 나오도록 끈적끈적하게 경기하자고 한다. 높이에 밀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겠지만, 한 발 더 뛰면서 활동량으로 이겨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