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홍광호가 부릅니다 '지금 이순간'…지킬 앤 하이드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샤롯데씨어터서 2022년 5월 8일까지

오디컴퍼니 제공오디컴퍼니 제공"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킬 넘버 '지금 이 순간' 中)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공연 중인 샤롯데씨어터. 1막 중반이 넘어갈 무렵, 지킬 박사 역의 홍광호가 '지금 이 순간'을 부르자 객석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함성을 지르지 못하는 대신 관객들은 우렁찬 박수를 쏟아냈다. '뮤알못'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명곡을 '꿀성대' 홍광호의 라이브로 듣다니. 들뜨고 벅찬 모습이었다.

9번째 시즌을 맞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지난 19일 6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1886)을 각색한 이 작품은 2004년 국내 초연 후 누적공연 1400회, 누적관람객 150만 명을 모은 스테디셀러다.

명불허전이었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베테랑 배우들의 능수능란한 연기와 변화무쌍한 넘버, 화려한 무대연출로 버무려 감칠맛 있는 요리로 재탄생시켰다.

오디컴퍼니 제공오디컴퍼니 제공서사에 따라 무대 세트와 조명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덕분에 지킬과 하이드의 대립을 통한 인간의 양면성이 선명하게 표현된다. 메스실린더 1800개로 빼곡하게 채운 실험실 세트는 그 자체로 장관이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제작한 의상 역시 클래식하면서 화려해 눈을 즐겁게 한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한 넘버는 유려하다.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극대화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그의 장기는 여전했다. 지킬 박사가 의사로서 염원과 신념을 확고하게 다질 때 부르는 '지금 이 순간', 지킬과 하이드를 왔다갔다하며 선과 악이 충돌하는 상황을 괴로워할 때 부르는 '대결' 등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특히 '지금 이 순간'이 울려퍼질 때 모습을 드러내는 웅장한 실험실 세트가 압권이다.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지킬과 하이드는 극과 극 캐릭터다. 지킬은 선하고 유능한 의사로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스스로를 실험체로 삼는다. 반면 하이드는 지킬 내면의 악의 정신세계가 만든 인물로 지킬이 복수심을 품은 사람들을 살해한다. 홍광호와 류정한, 신성록은 지킬과 하이드를 바삐 오가며 이중인격자 연기를 능숙하게 소화한다.

'루시' 역은 지킬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하이드로부터 고통받는 인물이다. 윤공주와 아이비, 선민은 '외강내유' 캐릭터인 루시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시작해 내 인생', '당신이라면' 등의 넘버는 애처롭기 그지 없다. 조정은과 민경아, 최수진은 어떤 상황에서도 약혼자 지킬에게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믿음을 보내는 '엠마' 역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한 때는 꿈에', '당신이라면' 등 명넘버가 가슴을 아리게 한다.

"지금 이 순간 나만의 길 / 당신이 나를 버리고 저주하여도 /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 꿈 / 간절한 기도 절실한 기도 / 신이여 허락하소서" (-지킬 넘버 '지금 이 순간' 中)오디컴퍼니 제공오디컴퍼니 제공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