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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3점, 보물로 지정됐다…데니·김구 서명문·진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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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독립 열망 담겨 있고, 국기 제작 변천 과정 보여줘"

데니 태극기. 문화재청 제공데니 태극기. 문화재청 제공문화재청은 '데니 태극기'를 비롯 '김구 서명문 태극기', '서울 진관사 태극기' 등 태극기 유물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태극기가 보물로 지정되기는 처음이다. 보물이 된 태극기 3점은 비교적 제작 시기가 이르고 제작 배경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데니 태극기'는 고종의 외교 고문으로 활동한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1838~1900)가 소장했던 것으로, 그의 후손이 우리 정부에 기증했다.

 '데니 태극기'는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큰(세로 182.5cm, 가로 262㎝) 태극기다. 국기를 제정해 독립국임을 세계에 알리려 했던 대한제국의 외교적 노력을 증명하는 유물이자 일제강점기 독립을 향한 열망의 상징이 된 태극기의 기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뜻깊다.

김구 서명문 태극기. 문화재청 제공 김구 서명문 태극기. 문화재청 제공 '김구 서명문 태극기'는 1941년 3월 16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회 김구(1876~1949) 주석이 독립의지를 담은 글귀를 적어 친분이 있던 벨기에 신부 매우사(본명 샤를 미우스)에게 준 것이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매우사 신부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부인 이혜련 여사에게 이 태극기를 전했고, 후손들이 보관하다가 '안창호 유품' 중 하나로 1985년 3월 11일 독립기념관에 기증됐다.

세로 44.3cm, 가로 62cm 크기의 비단 천에 청색과 홍색의 천으로 태극을 만들어 붙이고, 흑색 천으로 4괘를 덧대어 제작한 소형 태극기다. 이 태극기에는 일제강점기 해외 독립운동가의 활동과 한국인의 광복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서명문에서 김구는 망국의 설움을 면하고 자유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 광복군을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서울 진관사 태극기. 문화재청 제공서울 진관사 태극기. 문화재청 제공'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 26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의 부속건물인 칠성각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태극기에 보자기처럼 싸인 독립신문류 19점과 함께 발견됐다.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의 태극기로, 불교 사찰이 독립운동의 배후 근거지나 거점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형태상으로도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부분과 4괘를 검정색 먹물로 덧칠해 항일 독립의지와 애국심을 표현했고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라는 점에서 항일 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된 태극기 3건에 대해 "모두 19세기~20세기 초 제작된 것들이다. 일제강점기 혹독한 시련 속에서 독립에 대한 열망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내려는 염원을 담은 문화재이자, 국기 제작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근대사의 대표 유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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