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체류 중이던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통해 귀국, 검찰 수사관에게 체포돼 공항을 나가고 있다. 이한형 기자검찰이 18일 미국에서 귀국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를 곧바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동시에 대장동 사업 의사결정 구조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성남시청에 대해서도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5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남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곧바로 체포한 뒤 검찰청사로 데려가 조사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로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인해 배당금 약 1007억원을 챙겼다. 그는 2009년 무렵부터 이 지역의 민영개발을 추진하다 민관합동개발 방식으로 확정된 이후로는 김만배씨 등 화천대유 측과 손 잡고 수익모델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남 변호사는 관(官)측에서 대장동 사업 실무를 총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도 대장동 이전에 진행된 위례신도시 사업 등을 논의하는 등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을 규명할 '키맨'으로 꼽힌다.
그는 귀국 전 JTBC와의 인터뷰에서 "김만배 회장이 350억 로비 비용 얘기(를 했다). 이런 얘기가 외부로 나가면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다"며 "50억씩 7명한테 350억 주기로 했다는 그 말이다. 7명은 거의 대부분 지금 (언론에) 나온 분들인 거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상대로 화천대유 로비 의혹과 사업자 선정 과정의 특혜 여부를 집중 조사한 뒤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남 변호사에 대한 조사로 검찰 수사가 새로운 증거나 진술 확보와 함께 동력을 회복할 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수사팀을 꾸리자마자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비롯해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들을 곧바로 압수수색하고 유동규 전 성남동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하는 등 수사 속도를 내오다 지난 14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의 기각과 함께 제동이 걸렸다.
김씨의 영장 기각 다음날인 15일 대장동 사업의 지시 체계 정접으로 꼽히는 성남시청에 대해 수사 착수 2주 만에 압수수색에 나서긴 했지만 핵심 결재라인으로 여겨지는 성남시장 비서실은 강제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뒷북수사에 부실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8일 성남시청을 추가 압수수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성남시에 수사관들을 보내 정보통신과에서 직원들의 전자메일 내역 등을 추가 확보 중이다. 연합뉴스검찰은 이날 성남시청 정보통신과에 수사관들을 다시 보내 직원들의 내부 이메일과 문서 등을 추가 확보 중이다. 해당 부서는 지난 15일 이뤄진 1차 압수수색 때에도 그 대상으로 포함됐던 곳으로 이번 압수수색은 대장동 사업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추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도 시장 비서실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구속기간 만료(20일)를 앞둔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구속에 대해 다시 심사해달라고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구속적부심은 기소 전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합당한지를 법원이 판단하는 절차로 재판에 넘겨진 후 '피고인'이 석방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하는 보석과는 다르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나오는 뇌물을 받은 적이 없고 컨소시움 선정시 조작이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의 배임행위도 없었다"며 "검찰의 소명이 부족하고 도주, 증거인멸 우려도 구속 이후 수사 협조로 사실상 사라졌다"며 적부심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은 다음날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