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견지하고 시비를 분별해 달라는 취지를 전했다. 미국의 대 중국 압박에 거리를 둘 것으로 우회적으로 촉구한 셈이다.
16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통화에서 "중국은 항상 중국-EU 관계 발전에 성의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수 있다"며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을 견지하고 시비를 분별하며 중국과 공동으로 노력해서 중국-유럽 협력의 진전을 추동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올해부터 국제 정세에 새로운 변화가 있었고, 중국-유럽 관계도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과 EU는 두 개의 독립적인 세력이자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로, 양측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중국-EU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미셸 의장은 "최근 국제 상황의 변화로 인해 EU와 EU 회원국은 전략적 자율성 강화의 중요성을 더 많이 인식하게 됐다"며 "유럽과 중국은 서로 다른 정치 체제와 발전 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양측 모두 다자주의를 지지하며, 양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퇴치, 경제 회복 촉진, 기후 변화 대응, 지역 평화와 안정 수호에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EU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엄수하며 대만 문제에 대한 정책을 변경한 적이 없다"며 "EU는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며 국제 사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