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유승민, 최재형, 안상수, 하태경,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후보.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이 28일 주최한 대선 경선 4차 토론회에서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 유승민 후보까지 2강 1중이 각각 정면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양강 주자 간 토론은 특히 설전이었다.
윤 후보는 "기분 나쁠 수도 있는데"라고 운을 띄운 뒤 홍 후보를 향해 "2018년 지방선거 때 우리당 후보들이 홍준표 당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하는 일이 있었다"며 "지방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당대표한테 지원 유세 오지 말라고 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선거책임론으로 홍 후보를 공격했다.
국민의힘 홍준표(오른쪽),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 전 방송 진행 설명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에 홍 후보는 "제가 그때 남북정상회담을 위장 평화회담이라고 말해 국민 80%가 (저를) 비판했고, 우리당에서도 비판이 있어 지방선거 유세를 못 나갔다"며 "그런데 1년 후에 위장 평화회담인 것이 다 밝혀지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그러더니 "근데 윤 후보는 그때 뭐하셨는가? 여기 있던 사람들도 당이 그렇게 곤경에 처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고 반문했다.
대장동 의혹도 빠지지 않았다. 홍 후보는 "대장동 사건의 악취가 처음부터 심했는데, 검찰총장할 때 전혀 몰랐나"라고 물었고 "몰랐다"는 윤 후보에게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 쏘아붙였다. 이에 윤 후보는 웃으면서 "무능해서 죄송하다"고 응수했다.
'공약 표절', '주택 청약' 논란 등으로 감정이 쌓일 대로 쌓인 유승민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갈등은 유 후보가 "가족은 건들지 마라"고 말하며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유승민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제가 지난 토론 때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된 판사, 검사들이 썪어빠졌다고 했는데, (그러자 윤 후보가) 판검사 욕하지 말라고 하면서 돌아가신 제 아버지와 형 이야기를 하고 또 윤 후보 캠프는 제 딸 이야기를 했다"며 "가족은 건드리지 맙시다"고 반발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그러면서 유 후보는 "제가 윤 후보님 부인과 장모가 수많은 비리가 나와도 제가 말 한마디 안 했다"라고 말했고, 이에 윤 후보는 "벌써 이렇게 하시네요?"라고 반문했다. 다시 유 후보는 "아니, 진짜 한 번 얘기해볼까요?"라고 말했고, 윤 후보는 "아, 하세요"라며 서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홍 후보와 유 후보도 '아이언돔' 등 미사일 방어 체계로 설전을 벌였다. 유 후보가 "홍 후보가 울산에 가서 원전을 북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이언돔을 하겠다고 했는데, (아이언돔은) 수도권 방어라서 원전을 지키기엔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언돔은 방사포나 야포를 격추하기 위한 것이며 원전은 비행기가 박아도 파괴가 안 되는데, 장사정포로 부숴지지 않는다"며 "원전은 핵무기로 파괴하기 때문에 사드 등으로 방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체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선 2강으로 올라선 홍준표 후보에게 앞선 토론회 때보다 많은 질문과 공세가 몰렸다. 하태경 후보는 홍 후보의 '국민연금 무이자 대출' 공약을 지적하며 "이재명식 포퓰리즘 공약이고, 황당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는 홍 후보의 핵무장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원 후보는 "독자 핵무장을 추진하면 우리나라는 바로 핵사찰을 받게 되고 우라늄 수입도 금지돼 원전 가동도 멈추게 된다"며 "홍 후보가 말하는 베네수엘라 직행열차는 핵무장 추진하는 순간 현실화된다. 공부 좀 제대로 하라"고 직격했다. 홍 후보는 "참, 저렇게 유약해서 어떻게 대통령을 하겠다고"라며 반발했다.
홍 후보는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도 "제가 최근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여론조사가 계속 나오다 보니 오늘처럼 견제가 심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