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이트 홍보 사진. 대전경찰청 제공국내에 체류하는 베트남인을 상대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수백 억을 환치기해 온 베트남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개설,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국내 총책 베트남인 A(22)씨 등 14명을 입건해 이 중 7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SNS를 이용해 국내 체류 베트남인 유학생, 이주여성 등에게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속여 총 65억 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 중 일부는 국내에 있는 베트남인이 송금을 의뢰한 200억 원 상당을 베트남 현지로 전달하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무등록 외국환 업무를 하면서 수수료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송금을 의뢰한 베트남인들은 허가 받은 금융기관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인해 이들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사이트 이용자들은 대부분 20~30대로, 유학생과 이주 여성 등이었다. 베트남 유학생 중 일부는 도박을 하다 등록금을 모두 탕진해 불법체류자 신분이 됐고, 이주 여성은 도박으로 진 빚 때문에 가정불화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수사는 지난해 6월 "베트남 유학생이 학교에 안 나온다", "시집 온 베트남 아내가 도박 빚을 졌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인터넷 도박, 무등록 외국환 업무를 포함한 국제범죄에 대한 연중 상시 단속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은 대학교,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을 대상으로 범죄 예방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도박은 행위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까지도 병들게 하는 무서운 범죄"라며 "소액이라도 이용해서는 안 되고 이런 범죄 행위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베트남 현지에 있는 공범에 대해서는 체포영장 발부받아 수배했고,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국내 베트남인 유학생, 이주여성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