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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스러운데"…택시기사에 딱 걸린 보이스피싱 범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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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과 통화하며 목적지 변경…결제는 현금으로
피해자 직접 만나 돈 가로채는 대면 편취 범죄 130% 증가

지난 9일 택시기사의 신고로 붙잡힌 보이스피싱 사범. 경기남부경찰청 제공지난 9일 택시기사의 신고로 붙잡힌 보이스피싱 사범.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지난 9일 택시기사 정승준(가명)씨는 경기 남양주에서 탄 손님 A씨에게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목적지를 재차 바꿨기 때문이다.

순간 정씨는 며칠 전 사건을 떠올렸다. A씨처럼 수상한 행동을 하는 손님이 있어 경찰에 신고했는데, 보이스피싱 범인이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A씨를 내려주자마자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동선을 쫓은 경찰은 보이스피싱 수거책인 그를 체포했다.

A씨는 당시 피해자로부터 받아 챙긴 1100만 원을 현금으로 갖고 있었다. 그는 전날에도 또다른 피해자로부터 4천만 원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서민을 노린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일부 택시기사들이 기지를 발휘해 피의자 검거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달 경기 안양에서도 택시기사 안재연(51)씨의 눈썰미 덕에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붙잡혔다.

안씨는 손님 B씨의 휴대전화 속 대화 내용을 유심히 봤다. B씨가 누군가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대부분 보이스톡 통화 내역이었기 때문이다.

안씨는 "제가 행선지를 알아듣지 못하자 B씨가 휴대전화를 보여줬는데, 누군가와 카카오톡으로 대화한 내용이 있더라"며 "근데 행선지를 제외하곤 대화가 일절 없이 보이스톡 내역만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안씨는 B씨가 가는 내내 돈다발을 세고, 택시비도 현금으로 결제하자 범죄자라고 직감했다.

안씨는 B씨가 내리자마자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11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붙잡혔다.

안씨는 "누군가 저 돈을 잃었다고 생각하니 무조건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사람 누구라도 이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시기사들의 기지로 추가 범행은 막았지만, 이처럼 피해자에게 돈을 인출하게 한 뒤 수거책이 받아가는 대면 편취형 범죄는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월~7월 경기남부지역에서 발생한 대면 편취형 범죄는 1261건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2920건으로 집계되며 131% 넘게 증가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택시에 승차한 손님 중 은행을 돌며 돈을 인출하거나 돈을 받아 어디로 가고 있다는 통화내용 등이 있다면 보이스피싱 피의자일 확률이 높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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