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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35년 전 떠나보낸 아들에 띄우는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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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만에 우연히 발견한 아들 자작곡 테이프
자전적 다큐 영화 '송해1927' OST에 담길 예정
제작진, 펀딩 통해 LP 음반 제작 프로젝트 진행
"아무도 듣지 못할 뻔한 노래에 생명 불어넣을 터"

다큐 영화 '송해1927' 스틸컷. 제작진 제공다큐 영화 '송해1927' 스틸컷. 제작진 제공
'국민 MC'로 불리는 송해에게는 20대 꽃다운 나이에 오토바이 사고로 먼저 세상과 작별한 아들이 있다. 벌써 35년 전 일이다. 송해는 평생 고독하고 힘든 딴따라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아들이 물려받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노래에 소질이 있던 아들은 아버지 몰래 음악을 계속했고, 자작곡을 녹음해 남겨뒀다.

송해는 자전적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1927'을 찍는 과정에서 아들의 흔적을 우연히 발견한다. 가수를 꿈꿨던 아들이 생전에 남긴 자작곡 테이프를 딸이 30년 넘게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35년 만에 아들의 자작곡을 듣는 송해의 심정은 어땠을까.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송해는 먼저 떠난 아들을 떠올리는 일이 아직도 힘겹기만 하다. 그러나 그는 결심한다. 못다 피운 아들의 꿈을 아버지가 대신 이뤄주겠다고…. 그것이 아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라고….

'송해1927' 제작진이 OST 음반에 송해와 아들의 노래를 담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와디즈 펀딩을 통해 시작된다. LP 제작비로 쓰일 목표 모금액은 1927만원이며, 펀딩 기간은 다음달 1일부터 10월 4일까지다.

제작진은 "제작 과정에서 송해의 슬픈 가족사를 알게 됐고, 거기서 파생된 또 하나의 이야기가 이번 LP제작 프로젝트"라며 "영화 제작은 끝났지만 송해의 아들이 미처 꽃피우지 못한 음악적 재능을 LP로 남겨 누군가에게 영감과 위로를 전해주고자 한다. 영원히 아무도 듣지 못할 뻔했던 노래에 생명을 불어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송해 아들의 자작곡이 담긴 테이프. 제작진 제공송해 아들의 자작곡이 담긴 테이프. 제작진 제공
이렇게 만들어질 '송해1927' OST LP에는 메인 테마곡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비롯해 송해 노래 '딴따라'와 '내 고향 갈 때까지', 남진 '불타는 연가', 나훈아 '바보 같은 사나이', 송해 아들 송창진의 '보고 싶은 얼굴'과 '파랑새 되어' 등이 수록된다.

이러한 여정을 함께할, 올가을 개봉 예정인 영화 '송해1927'은 인간 송해, 아버지 송해를 담는다.

1927년생 송해. 그는 6·25전쟁 때 홀로 월남해 뿌리 없는 삶을 살았다. 천대받는 딴따라였고 평생 전국을 유랑했다. 가까스로 라디오와 TV로 이름을 알렸지만, 항상 조역이었다.

환갑이 넘어 시작한 KBS '전국노래자랑' MC 자리는 30년 넘게 지켜오고 있다. 그는 100세를 앞두고 있지만 무대 위에서는 소탈하고 재치 넘치며 입담도 여전하다. 다섯 살 아이부터 100세 노인까지 스스럼없이 말 상대가 되는 그의 최고의 미덕은 유쾌함이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항상 웃고 있는 송해도 무대 뒤에서는 쓸쓸하고 고독했다.

제작진은 "영화 '송해1927'에서 관객들은 '익숙한' 송해가 아니라 '낯선' 송해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기나긴 세월을 버텨 온, 여전히 열정적이고 새로운 꿈을 꾸는 그에게는 어떤 그리움과 슬픔, 소원이 가슴 속 깊이 묻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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