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건물 붕괴 사고에 대한 광주지법 형사2단독 재판부의 현장검증이 27일 이뤄지고 있다. 조시영 기자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건물 붕괴 사고 관련 피의자들에 대한 재판이 본격 시작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 2단독 박민우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모(47)씨와 강모(28)씨의 본격 재판에 들어가기 앞서 27일 오전 10시 30분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학동 일원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조씨는 철거 현장의 굴착기 기사로 재하도급 업체 백솔건설의 대표이고, 강씨는 일반 건축물 철거 하도급 업체 한솔기업의 현장소장이다.
참사 79일 만에 열린 현장검증은 재판부와 검사, 피고인 및 피고인의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잔해물로 남은 증거를 보전하고, 사고 경위를 검증하겠다는 취지로 이뤄졌다.
다만 사고 현장의 원형 보존을 위해 관련 절차에 따라 유족과 취재진의 검증 참여는 허용되지 않았다. 현장검증은 유족들이 먼발치에서 지켜본 가운데 진행됐다.
유족들은 현장 검증에 앞서 시민사회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할 것과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것 등을 재판부에 촉구했다.
재판부 등 관계자들은 약 1시간 동안 건물 붕괴 장소 및 재개발 사업부지의 여러 장소 등 사고 현장 전체를 둘러봤다. 특히 재판부는 현장 상황을 전체적으로 확인하면서 검찰과 피고인 측의 설명과 의견을 청취했다.
재판부는 이번 현장검증에 대해 "검찰 측의 신청에 따라 재판부가 사고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사건을 심리해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형사재판의 대원칙인 직접주의와 공판중심주의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해 검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씨와 강씨는 철거 공정 전반에 대한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지난 6월 9일 광주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의 붕괴 사고를 유발해 사상자 17명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8일 오전 11시 10분 광주지법 102호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 건물 붕괴 사고에 대한 광주지법 형사2단독 재판부의 현장검증이 27일 이뤄지고 있다. 조시영 기자현장검증이 진행되는 같은 시각 광주지법에서는 학동 재개발사업의 각종 공사업체 선정에 개입해 뒷돈을 챙긴 브로커에 대한 첫 재판이 진행됐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김용민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73)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에서는 피고인에 대한 인정신문과 향후 재판 일정 등이 논의됐다.
이씨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부탁해 공사업체로 선정되게 해 주겠다며 모두 3개의 업체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억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한 조직폭력배 출신인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은 건물 붕괴 사고 직후 미국으로 출국해 도피행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 6월 9일 오후 4시 22분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5층 건물이 붕괴돼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