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민주노총 산하 대구지하철 노조가 지난 2005년 파업 이후, 약 16년 만에 총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20일 대구지하철노조에 따르면 노조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총파업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율 80.52% 찬성률 80.1%로 총파업에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만 당장 총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약 한 달간 진행될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서 노조의 주장이 얼마나 관철되냐에 따라 파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노조의 주장은 정부를 상대로 요구하는 것과 사측에 바라는 바, 두 분류로 나뉜다.
사측에 요구하는 내용은 기존 3주 2교대에서 4주 2교대로 변화, 임금인상 등 노동자의 근무, 처우와 관련된 부분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최근 도시철도 이용률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도시철도 공사 제공노조가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은 무임수송(노인, 장애인 등 합법적으로 비용을 내지않고 대중교통에 승차하는 경우)으로 인한 적자분의 국비 보전이다.
특이한 점은, 사측 역시 이 부분에는 적극 공감하고 있다는 것.
앞서 대구도시철도공사 노사는 이 같은 주장을 정부에 함께 전달했었다.
사측은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이 도시철도 경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 보전이 이뤄져야 노사 임금·단체협약에서 노조 주장을 받아줄 여건이 형성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구도시철도 총파업 여부를 결정할 관건이 노사간 협상보다는 정부의 무임수송 보전 결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도시철도노조 관계자는 "코레일 무임수송 비용은 정부가 50%나 보전하고 있다. 만약 처음부터 그만큼 보전이 어렵다면 일부라도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구도시철도공사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고령화 사회 진입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심각한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2016년 448억 원, 2017년 547억 원, 2018년 569억 원에 이어 2019년엔 614억 원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지난해 기준 도시철도 수송객 중 30.2%가 무임수송하는 사례로 이용객 3명 중 1명 꼴이다.
아울러 이번 총파업은 대구도시철도뿐 아니라 타 지역 도시철도 노조도 모두 함께 검토하고 있다.
각 지역별 노조들이 1순위 요구안 역시 '무임수송 손실액의 정부 보전'이다.
주말까지 지역별 파업 찬반 투표 결과가 모두 취합될 예정인 가운데, 최악의 경우 전국 모든 도시철도가 멈춰설 수 있다.
한편 현재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지하철노조원은 약 49%로, 총파업이 이뤄질 경우 열차 운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