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하려는 미 공군기를 따라가고 있는 아프간 주민들. 트위터 캡처미군 철수와 탈레반의 재점령 이후 극심한 혼란상이 펼쳐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국인과 내국인들이 이 나라를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해외 피신을 위해 공항으로 몰려든 인파로 인해 공항이 마비돼 항공기 이착륙까지 잠정 중단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는 활주로까지 피난행렬이 몰려들었다.
현지 상황을 녹화한 트위터 동영상에는 자국민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미군 공군기가 활주로를 이륙하려하자 수백명의 현지인들이 공군기를 따라 달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또 다른 동영상에는 공군기 이륙을 돕기 위해 미군 당국이 헬기를 저공비행하며 몰려든 군중을 해산시키는 장면도 보인다.
미군이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쏜 것으로 보이는 사격음도 들린다.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는 "미군의 발포로 공항에서 아프간인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보안군 소식통이 전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공항에서 최소 5명이 숨졌는데, 미군 발포 때문인지 (인파에) 깔려 죽었는지 모르겠다"는 목격자 증언을 전했다.
아프간 주민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카불 공항 외부. 연합뉴스공항에 몰려든 군중은 공항 담장을 넘어 공항 내부로 진입한 사람들이다
공항 내부는 물론 활주로까지 수천명의 현지인들로 넘쳐나면서 이미 카불 공항은 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상태로 보인다.
미군 당국은 공항의 통제권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항공기들의 운항도 전면 중단된 것으로 보도됐다.
탈출을 위해 공항에 나왔다가 탈출 기회가 희미해지고 있는 현실과 마주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카불 공항은 탈레반의 수중에 넘어간 카불에서 미군이 통제하고 있는 유일한 장소라며 미국 국무부는 모든 대사관 직원들을 이 공항으로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도 속속 자국민을 공항으로 소개시켰다.
독일군은 1만명에 이르는 자국민을 탈출시키기 위해 군사작전에 돌입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영국인 300명이 전날 아프간을 먼저 떠났으며, 앞으로 24~36시간 안에 1500명이 추가로 출국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이탈리아도 자국민과 현지 채용 아프간인 출국 작전을 개시했다.
반면 러시아는 탈레반이 외국 외교공관에 대한 안전보장을 약속했다면서 대피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향후 대응 방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