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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나라 위해 몸 바친 90대 애국지사의 쓸쓸한 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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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유일 생존 애국지사 김영남 옹 병마와 힘겨운 '싸움'
치매와 노인성 질환으로 영양 공급 등 콧줄에 의지해 생명 유지
독립운동 위해 탈영하다 옥고치르고 한국전쟁 참전해 생사 고비 넘겨

애국지사 김영남 옹. 광주 북구청 제공애국지사 김영남 옹. 광주 북구청 제공제76주년 광복절을 맞이한 가운데 광주전남의 유일한 생존 애국지사가 병마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는 단 1명뿐이다.

광주전남 내에서 유일한 생존 애국지사 김영남(96) 옹.
 
지난 2012년부터 광주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김 옹은 최근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지난 9일부터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치매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던 김 옹은 수분과 영양 공급을 콧줄에 의지한 채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남 옹의 둘째 아들인 김근수씨는 "최근 급격하게 상태 나빠져 현재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의사소통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남 화순 출신인 김영남 옹은 18살이던 지난 1944년 일제에 끌려 경남 진해의 해군해병대에 입대했다.
 
연일 고된 훈련을 받던 김 옹은 일본을 위해 싸우다 죽느니 차라리 만주로 가서 독립운동을 하겠다는 결심하고 함께 뜻을 모은 6명의 동료와 탈영을 시도했다.
 
그는 동료들과 부대에 불을 지르고 무기를 훔쳐 탈출하려 했지만 발각돼 탈영에 실패했다. 이후 군법회의에 회부돼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월 형을 선고받아 일본의 한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러야 했다.
 
광복과 함께 석방된 김 옹은 이후 육군종합학교 1기생을 군으로 들어갔고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전장을 누볐다.
 
그는 전쟁에서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한번은 포로로 붙잡혀 북으로 끌려가다 가까스로 탈출하기도 했다.

정부는 김 옹의 항일운동 공훈을 기려 1986년 대통령 표창과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김 씨는 "아버지가 훌륭한 일을 한 것에 대해 가족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이 순국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이륙한 대한민국을 잊지 말고 애국심을 갖고 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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