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펜션에서 함께 여행 온 여성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 남성은 "당시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9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송모(43)씨에 대해 "유가족이 엄벌을 탄원한다"며 이같이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재범 우려가 있다"며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 후 태도를 보면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첫 공판에서 송씨가 경찰 조사에서 웃으면서 범행 과정을 자백한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반면 송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서 우발적 범행 후 스스로 자해까지 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요구했다.
송씨도 "저 때문에 (살해당한) 피해자와 누구보다도 힘들어하는 유가족에게 정말 죄송하다. 잘못했다. 지금 두 달이 지났는데, 사건 당일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고상현 기자송씨는 지난 5월 24일 오전 서귀포시 한 펜션에서 A(40‧여)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다. 사건 당일 송씨는 A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성관계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이같이 범행했다.
대구에서 거주하는 A씨는 송씨와 함께 제주 여행을 온지 이틀 만에 끔찍한 사건을 당했다.
이런 탓에 지난달 12일 첫 공판에서 피해자 아버지는 "어제 딸의 49재를 지냈다. 지금 한이 많이 쌓여서 어떻게 애를 보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송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2일 오전 10시 제주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