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에서 고진영(오른쪽)-김세영이 18번 홀을 마치고 포옹을 하고 있다. 김세영이 10언더파 274타, 고진영이 10언더파 274타, 김효주가 9언더파 275타, 박인비가 5언더파 279타를 기록하며 한국 여자 골프는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한형 기자미국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매주 대회를 치르는 베테랑들에게도 올림픽의 무게는 달랐다. "다음 대회에 잘하면 되지"라는 말로 웃어넘길 수가 없었다. 태극기를 달고 뛴 만큼 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은 더 크게 다가왔다.
7일 막을 내린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 김세영(28)과 고진영(26)이 10언더파 공동 9위, 김효주(26)가 9언더파 공동 15위, 박인비(33)가 5언더파 공동 23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박인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했지만,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후회는 없다"고 입을 모았지만,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한국을 대표해서 출전한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김효주는 "태극기가 달린 옷을 입고 치니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일반 대회면 혼자 아쉬운데 나라를 대표하는 대회니까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아쉬워하는 것 같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고진영도 "매주 대회가 있지만, 이번 대회는 크다. 국민들이 응원하고,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못했을 때 죄책감도 조금 있었다"면서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를 꽂지 못한 것, 노메달이 아쉽다. 많이 부족했다"고 강조했다.
비록 메달을 얻지는 못했지만, 3년 후 파리 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다지게 됐다. 물론 도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김효주는 "파리 올림픽에 나가야 메달을 딸 수 있다.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면 준비를 더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고, 김세영도 파리 올림픽 출전 여부를 묻자 "당연히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고진영의 각오는 특히 남달랐다. 최근까지 세계랭킹 1위를 지키다 넬리 코다(미국)에게 자리를 내준 상황. 게다가 2라운드 후 "코다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지만, 메달권 밖으로 밀렸다. 코다는 금메달을 땄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고진영은 "다음 올림픽에 나가면 꼭 메달을 따고 싶다"면서 "올림픽 정신이라는 것이 출전 만으로도 영광이라지만,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안 됐다. 실망스럽다. 다시 근성이 올라오는 계기가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