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하기 위해 정책위의장실에 들어가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체 방역수칙 위반을 지적하는 국회사무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원회관을 방문해 같은당 소속 의원실을 방문했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앞서 지난 2일 윤 전 총장은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같은 당 소속 의원 103명의 사무실을 모두 방문했다. 문제는 이러한 의원회관 순회가 국회 내 방역수칙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현재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며, 국회도 자체적인 4단계 방역수칙을 적용하고 있다.
국회 방역수칙 상 4단계에서는 국회의원과 보좌진, 국회공무원 등을 제외한 외부인은 청사 출입이 전면 제한된다. 다만, 공무를 목적으로 할 경우 1회 방문당 최대 2명까지만 만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있다.
외부인인 윤 전 총장의 경우도 공무상 목적에 한해 최대 2명까지만 만날 수 있던 것이다.
국회 재난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30일에 윤석열 후보 측이 국회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의원회관을 출입하고자 한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2명까지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며 "하지만 2일 오전 윤 후보 측은 의원회관을 찾아 '정당의 행사'라고 주장하며 다수의 의원을 면담하기 위한 출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안 된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항의를 받았고 계속해서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출입에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의원회관 측은 근무자를 동행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국회 방역을 담당하는 재난대책본부가 설정한 국회 방역수칙은 정부가 의무화한 방역수칙과 달리 위반한다고 해서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르는 4차유행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회 보좌진 등의 익명 게시판인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 계정에는 "함께 다닌 10명 가운데 한분이라도 코로나 확진자나 밀접접촉자가 있다면 국회 의원회관 103명의 방은 전부 셧다운 되어야 한다"며 "모르고 했는지, 아니면 알고도 그냥 강행한 건지 모르지만 명백한 코로나 국회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윤 전 총장 측도 국회 방역수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국회사무처가 요구하는 수준에 부합하는 방역수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다만, 발열 확인, 마스크 착용 등 일반적인 수칙은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오른쪽)이 지난달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윤창원 기자윤 전 총장보다 먼저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지난달 22일 의원회관 9층에서 태영호 의원을 만난 뒤, 같은 층 국민의힘 의원실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최 전 원장은 "하루에 한층 방문이 가능하다고 해 오늘은 일단 평소에 가장 관심 가졌고 제가 생각하기엔 정말 놀라운 변신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많은 관심과 존경을 받은 태영호 의원을 뵙고, 다른 의원과 인사하러 왔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