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위 전체회의 출석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연합뉴스국가정보원은 3일 최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촉구하는 담화를 낸 것에 대해 "연합훈련을 중단할 경우 남북관계에 상응 조치를 할 의향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원 원장 "한미연합훈련 중요하지만, 비핵화 큰 그림 위한 유연한 대응 검토 필요"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남 전략을 총괄하는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 북한이 근본 문제로 규정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선결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민주당 김병기, 국민의힘 하태경 간사가 전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의 규모 조정이나 연기가 아닌 중단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북한은 한미 간 협의와 우리 대응을 예의주시하며 다음 행보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한미가 연합훈련을 계획대로 진행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군사적·비군사적 조치도 취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국정원장은 정보위에서 "과거 6·15 정상 회담 접촉때부터 20여년간 미국은 북한 인권 문제를,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해왔다"며
"한미 연합훈련 중요성을 이해하지만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고 북한 비핵화의 큰 그림을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사실상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인 셈이다. 그러자 하태경 의원은 "국정원은 정보 부서이지, 정책 부서가 아니다"라며 "대민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이 사실상 김여정의 하명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지원 국정원장이 강조해왔듯 정보에만 충실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 싶고,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정원은 북한이 국정원은 북한이 북미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광물 수출 허용, 정제유 수입 허용, 생필품 수입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필품에는 평양 상류층에게 배급할 용도인 고급 양주와 양복이 포함된다고 한다.
"통신선 복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요청…김정은 건강 이상 징후 없어"
통신연락선 복원은 김정은 요청…관계개선 의지. 연합뉴스아울러, 국정원은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조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요청한 것"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두 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간 신뢰 회복과 관계 개선의 의지를 확인했고, 판문점 선언 이행 여건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남북통신연락선을 통해 남북은 매일 두 차례 정기적으로 통화하고 있으며,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서도 매일 한 차례씩 중국 어선 불법 조업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국정원은 일각에서 제기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 측에서 제시한 바 없다"고 설명했고, 판문점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추진설에 대해서는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뒤통수에 파스를 붙이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것에 대해 "패치는 며칠 만에 제거됐고, 흉터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가벼운 걸음걸이와 깊숙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장면들을 볼 때, 건강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