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마약 밀반입 유통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헤로인. 부산경찰청 제공해외 교도소에 수감 중인 총책의 지시로 시가 40억원 상당 헤로인을 국내에 밀반입하려던 유통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통책 A(40대)·B(60대·여)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운반책 C(50대)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지시를 내린 총책 D(60대)씨는 국내로 강제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 총책 D씨 지시로 라오스에서 국제특송으로 밀반입한 헤로인 1.2kg 상당을 국내에 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마약 밀반입 유통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헤로인. 부산경찰청 제공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을 사용하거나 지인을 운반책으로 활용해 배송 장소를 옮겨가면서 국제특송을 통해 헤로인을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진경찰서 신경범 형사과장은 "코로나19로 사람 간 이동이 쉽지 않아, 비대면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국제특송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실리콘 건에 꽂는 용도로 쓰는 실리콘 통에 헤로인을 담아 국제특송을 보냈다"고 말했다.
경찰이 A씨 일당이 택배 상자에 담아 배송한 헤로인 샘플을 꺼내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특히 총책 D씨는 캄보디아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해 헤로인 밀반입을 주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D씨는 이미 지난해 7월 필로폰 밀반입을 시도하다가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검거됐으며,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신 과장은 "D씨는 운반책과 유통책을 모두 알고 있는 총책으로, 텔레그램을 이용해 상호 간에 연락과 지시를 총괄했다"며 "운반책과 유통책은 사전에 서로 아는 사람도 있었지만, D씨를 통해 알게 된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마약 밀반입 유통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헤로인 1.2kg. 부산경찰청 제공
헤로인은 마약류 중에서도 의존도와 독성이 가장 강한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일당이 밀반입한 헤로인 1.2kg은 시가로는 40억원에 달하며, 4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국내에서 적발된 헤로인 중 가장 많은 양이다.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헤로인 양은 2016년 2g, 2017년 9g, 2018년 8g 등에 불과하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많은 양의 헤로인이 국내에 유통되기 전 적발했다"며 "유관 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마약류 밀반입 차단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