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에 있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에서 집단폭행과 성추행 등의 가혹행위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가해 사병들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지난 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군18전투비행단 일병 폭행사건 가해자 6명을 강력 처벌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공군18전투비행단 사건 피해자 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형은 조용한 성격에 내성적이고 누구한테 비밀을 말하지 않고 혼자 삭힌다"며 "이번 사건을 보고 분노가 가슴에서 치밀어 오른다"고 청원 사유를 밝혔다.
청원인은 "형은 4개월 동안 창고안에 갇혀 불을 지르는 수모를 당하고 가해 사병이 밤에 '춤을 춰라', '잠 안오니깐 잠들때까지 무서운얘기 해라'라는 등의 온갓 수모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 사병이 동료들에게 '얘가 나보고 여자소개 시켜달래' , '미친거 아니냐' 는 등의 거짓말을 누설해 구타를 했다"며 "휴가를 나와 집에 오면 항상 가족들에게 웃어주고 군생활 잘하는 형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 거짓 웃음이였다. 그런 형이 너무 밉고 간부들 또한 너무 실망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청원인은 "그러다가 일주일 전 형은 어머니께 울면서 더이상 못하겠다며 상황설명을 했다"며 "하지만 간부들은 형이 신고를 하자 이 사건을 입막음 시켰으면 했고, 사회가 시끄러워지니 묵인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이어 "형은 끝내지 않고 동기를 통해 방법을 알아보다가 한 기자와 연락이 돼 신고했다"며 "정말 알면서도 사건을 묻히려고 한게 너무 화가나고 마음이 잡히질 않는다"고 심정을 밝혔다.
또한 "형은 이 사건으로 인해 '나 때문에 우리 생활관이 힘들어졌다. 공군 18전투비행단 병사들 모두 나를 싫어할꺼같다'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들으니 너무 눈물이 난다"며 "제발 수사가 원활히 진행되길 바라며 모든 사실이 세상에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현재 청원인이 올린 글은 2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940여 명이 동의했다.
앞서 지난 달 29일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통해 강릉에 위치한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에서 병사 간에 생활관 및 영내에서의 집단폭행, 가혹행위, 성추행 피해 발생을 확인했다"며 "피해 사병이 올해 초 비행단에 신병으로 전입온 순간부터 신고에 이르기까지 약 4개월 간 지속됐다"고 밝혔다.
특히 센터는 "가해자들은 즉각 구속하고 가혹행위를 묵인해 온 소속 간부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며 "공병대대장과 18전투비행단 법무실장 등에 대한 인사 조치가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다음 날인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군 18비 군사경찰은 지난 21일 피해자로부터 직접 신고를 받고, 21일과 22일 피해자를 조사해 진술까지 확보했는데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소환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며 "변호인을 선임하고 조사를 받겠다면서 진술을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피의자가 변호인을 선임할 때까지 기다려 원하는 일정을 배려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이 시간을 버는 동안 군사경찰은 엉뚱하게도 피해자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자고 소환을 통보했다가 연기했다고 한다"며 "이는 가해자 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거짓말탐지기 사용을 운운한 것으로, 가해자를 최대한 배려하면서 피해자의 말은 일단 의심하고 보는 군사경찰의 낯설지 않은 태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