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사격 금메달리스트 자바드 포루기(오른쪽)가 테러조직으로 분류된 이란혁명수비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 홈페이지·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 캡처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경기에서 진종오 등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이란의 사격 국가대표 자바드 포루기가 테러조직으로 분류된 이란혁명수비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두고 포루기의 금메달을 취소하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인 '예루살렘 포스트'는 지난 25일(현지 시각) "이란인들이 금메달을 딴 이란혁명수비대의 테러리스트와 그를 칭찬한 IOC를 비난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 기사를 통해 이란의 스포츠 인권단체인 나비드 연합(Unity for Navid)이 예루살렘 포스트에 보낸 성명서를 공개했다.
이란혁명수비대. 연합뉴스해당 성명서에 따르면 "41세의 포루기는 테러조직인 이란혁명수비대의 오랜 회원"이라며 "이 조직은 이란 국민 외에도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한 전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란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창설된 정규 군부대지만, 각종 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민간인을 사살하는 등의 행동을 자행한 조직이다.
이에 미국은 2007년 이 조직을 '테러 지원 조직'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유조선인 한국케미호를 지난 1월 나포하고 억류해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던 조직이다.
올림픽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자바드 포루기의 금메달 소식. 해당 트위터 캡처IOC 역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IOC는 포루기가 금메달을 획득한 지난 24일 올림픽 공식 트위터를 통해 "자바드 포루기는 공기권총 남자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첫 올림픽 출전 기록을 깼다. 잘했다"며 축하 글을 남겼다.
나비드 연합은 이에 대해 "600만 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IOC가 자바드 포루기를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며 "테러조직원에게 금메달을 수여하는 것은 다른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자 IOC의 명성을 더럽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IOC의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하며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메달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테러조직원의 올림픽 출전에 IOC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나비드 연합은 "올해초 IOC에 서한을 보내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란 선수들 중에 군부(이란혁명수비대)로 활동한 사람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IOC 관계자들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국의 방송에 출연해 이란혁명수비대 시절을 회상하는 자바드 포루기. 해당 트위터 캡처이 소식을 접한 국내외 누리꾼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해외 한 누리꾼은 "그는 전쟁범죄가 일어난 곳에서 주둔한 군의 일원"라며 "범죄와 연루된 그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람을 타깃으로 연습해서 금메달을 땄냐"며 비꼬기도 했다.
포루기는 지난 5월 자국의 한 방송에 출연, 자신이 이란혁명수비대에서 장기간 활동한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바 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과거 이란혁명수비대 활동 당시 경험을 얘기하며 "당신은 의료 관련 활동을 하는 의무병이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