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권장횟수대로 모두 접종한 뒤 2주가 지나고 확진된 이른바 '돌파 감염' 추정사례가 사흘 사이 100여건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22일 기준 접종 완료자 554만 3933명 중 돌파감염 추정사례가 총 779명이라고 밝혔다. 접종인구 10만명 당 발생률로 보면 14.1명이다.
이는 지난 19일 0시 기준이었던 647명보다 132명이 증가한 수치다.
백신 종류별로 보면 얀센이 437명(10만명 당 38.5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이자 172명(10만명 당 5명) △아스트라제네카(AZ) 169명(10만명 당 16.9명) △1차 AZ - 2차 화이자 교차접종 1명(10만명 당 0.7명)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변이바이러스 분석이 시행된 226명 가운데 주요 변이가 검출된 인원은 72명이었다. 현재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인도발(發) 델타형 변이바이러스가 54명으로 최다였고 알파형 17명, 베타형 1명 순으로 나타났다.
돌파감염 중 위·중증으로 발전한 환자는 5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 대비 0.6%의 비율이다.
연령별로는 화이자 백신을 맞은 80대가 3명, 얀센을 접종한 30대와 50대가 각각 1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코로나19 브리핑하는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 연합뉴스방대본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모든 백신에서 돌파감염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자체가 특이사항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돌파감염 발생률은 매우 낮으며, 접종완료 후 돌파감염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중증률이나 치명률도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파감염의 정확한 수치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중인 상황"이라며 "델타형이 알파형이에 비해 좀 더 감염력이 높기 때문에 (돌파감염률이) 높을 수 있다는 가정은 있는데 아직까지 과학적인 데이터는 전세계적으로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설령 특정 백신 접종자들로부터 돌파감염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나오더라도 이를 해당 백신의 예방효과 유무로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방대본 박영준 역학조사팀장은 "돌파감염률이 높을수록 백신 예방효과를 직접적으로 해석·평가하는 것은 좀 어려움이 있다. 접종대상자가 다르고 지역사회 유행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들은 좀 어렵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돌파감염의 발생률 자체가 접종 10만 건당 10~15명 정도로 상당히 낮다. 이를 퍼센테이지로 환산하면 0.1%가 안 되는 수치"라며 "위·중증 환자는 극히 더 낮다"라고 부연했다.
이 단장 역시 "백신을 평가할 때 보통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첫 번째는 감염이 어떻게 일어나느냐 하는 것과 감염에 대한 방어, 두 번째는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발전할 수 있느냐에 대한 방어력, 세 번째로는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느냐 등이 평가요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백신을 맞는 연령층이 종류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고 접촉하는 사람들의 주변 환경들이 다르다. 주변에서 발생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돌파감염률이 좀 더 높을 수가 있는 문제점들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백신 간 비교를 하거나 지역 간 비교를 하는 것은 조금 과학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