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상대 후보를 향한 비방전으로 날카로워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1위를 달렸던 이재명 후보가 주춤한 사이, 이낙연 후보가 턱밑까지 따라붙었다는 여론조사도 나오면서 두 후보 사이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대권 적합도를 물은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후보는 46.1%, 이낙연 후보는 42.2%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2주 전 두 후보 사이 간극이 25.7%포인트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조사에서는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내로 좁혀진 셈이다.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판단한 이낙연 후보 측은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특히 최근 경기도 유관기관 공무원 진모씨가 이 후보에 대해 'SNS' 비방을 한 사실이 알려진 뒤, 이낙연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총력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관위는 진씨의 'SNS' 비방과 관련해 이날 공식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이낙연 후보도 직접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딥페이크 피해 근절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 위반 여부는 그에 따른 법적인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것은 인사 문제가 아니고 위법이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선관위 조사결과 이재명 후보 측의 비방이 확인되면 경찰 고발 등 법적조치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도 라디오에서 "국정원 댓글사건이 떠올랐다는 의견이 많다. 진씨를 수사기관에 고발해 진상을 밝히는 데 협력할 의사가 있는지 이재명 후보에게 질문하고 싶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일단 정면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이낙연 후보 측의 공세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따지면 이낙연 후보 지지하는 분들이 저한테 정말 극렬하게 표현할 수 없는 마타도어를 했는 데, (이낙연 후보가) 그런 것들을 한번 스스로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다"고 맞받았다.
또 "제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한 일인데 징계하고 직위해제 하는 게 저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저를 장애인 폄하를 하거나 아니면 정말로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음해하는 수없이 많은 지지자들의 행동에 대해서 본인 측도 한 번 보셨으면 좋겠다.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주 이낙연·정세균·박용진·김두관 후보 사진 밑에 '군필원팀'이라고 적은 포스터를 활용해 팔 장애로 군에 입대하지 못한 이재명 후보를 비난한 이낙연 후보 측 지지자의 행보를 먼저 돌아보라고 대응에 나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