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의 한 우체국에서 감정 노동자인 금융경비원이 고객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우체국 금융경비원 A(38·여)씨는 1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수년 동안 한 명의 고객에게 폭언과 욕설의 갑질은 물론, 폭행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우체국 고객인 B(62·여)씨의 갑질은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됐다.
A씨는 "B씨가 우체국에서 소란을 피워 제재했는데 '꺼져 있어라'는 폭언과 함께 오랜 갑질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만 B씨에게 여러 차례 갑질 피해를 겪었으며 '머리채 뽑아버린다', '정직원도 아닌 O이 앉아 있다'는 폭언과 욕설은 물론, 발길질까지 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우체국에 방문한 B씨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자 욕설을 하고 "죽여 버릴 거야"라고 폭언을 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현재 A씨는 적응장애가 찾아와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A씨는 "고객의 갑질이 자행되는 상황에서 우체국이 적극적으로 보호에 나서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A씨는 "우체국장에게 수차례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돌아온 답변은 '관서장 무시하는 것 아니면 참아'라는 말이었다"고 토로했다.
노동계는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법적 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박영민 노무사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용자가 고객응대 근로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해야한다"면서도 "보호 문구 개시나 고객응대 업무 메뉴얼 작성 등이 있으나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갑질을 일삼는 고객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사전적 예방을 고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