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호텔방에서 술판을 벌인 NC다이노스 선수들.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적어도 새벽 4시 21분까지 술자리가 이어졌고 외부 지인, 즉 여성 두 명이 함께했다. 이 사실을 어제 강남구청장이 저희와의 인터뷰에서 확인을 하면서 파장이 대단합니다. 사상 처음으로 리그가 중단됐어요. 또 올림픽 대표 선수 교체까지 됐습니다.
이 사건의 시작은 이분으로부터 시작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보를 받았다고 해요. 이들 술자리에 대한 제보를 받고 강남구청에 사실 확인 취재를 들어간 기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강남구청은 이들이 거짓말을 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엠스플 뉴스의 박동희 기자, 어서 오십시오.
◆ 박동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보를 받으셨어요?
◆ 박동희> 네, 그렇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돼서 선수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들과 또 그 선수단 외곽에 있는 분들에게 제보를 받았는데 체크를 해보니까 내용이 동일했어요.
◇ 김현정> 술자리가 그날 있었다?
◆ 박동희> 네. 제가 의문을 가졌던 건 술자리가 중요했던 게 아니라 왜 이 술자리에 대해서 KBO나 구단이나 숨기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게 더 의문이었죠.
◇ 김현정> 그 얘기는 다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 박동희> 맞습니다.
◇ 김현정> 구단이 다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KBO도요?
◆ 박동희> 구단이나 KBO나 다 알고 있었는데 제가 오랫동안 야구 전문기자로 생활하면서 패턴이 있거든요.
◇ 김현정> 어떤 패턴이요?
◆ 박동희> 일단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입을 다뭅니다. 그리고 '수사당국,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라는 단서를 답니다. 그때까지 침묵을 유지하면서 뭔가를 계획을 하죠. 그리고 언론에서 폭로를 하게 되면 그제서야 어느 정도 제한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꼬리 자르기에 들어가는데 그 패턴을 정말 놀랍게도 동일하게 유지를 해서 취재를 더 깊이 있게 진행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강남구청에 취재를 들어갔더니 강남구청은 이 술자리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고요.
◆ 박동희> 네, 저희 기자들이 취재를 했었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저희뿐만 아니라 CBS나 노컷뉴스처럼 어떤 취재가 뛰어난 언론사들이 연락을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서 강남구청이 CCTV를 들여다보게 된 거고 거기에서 거짓 내용을 잡은 거군요?
◆ 박동희> 맞습니다.
◇ 김현정> 저는 지금 이제 궁금한 것이 사실 법적인 문제가 있고 야구인으로서의 도덕적인 문제가 있고 좀 두 가지로 나눠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일단 법적인 문제는 왜 역학조사가 들어갔을 때 이 술자리, 즉 동선을 숨겼을까? 왜 그랬을까요? 왜 이런 거짓말을요?
◆ 박동희> 저는 두 가지 같습니다. 하나는 숨기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요. 그리고 본인들은 충분히 숨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을 겁니다. 첫 번째로 말씀드리면 사실 이 제보를 저희도 받게 됐습니다만, 야구 커뮤니티에 어느 정도 퍼져나갔더라고요. 퍼져나간 이유는 NC 선수단을 집합시켜놓고 구단에서 입단속을 시켰나 봐요. 그런데 선수들이.
◇ 김현정> 이 술자리에 대해서요?
◆ 박동희> 그렇죠. 그런데 선수들이 입단속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에게 그 사실을 알렸나 보더라고요. 그러면 그 선수들은 지인들이 있으니까 또 알리겠죠. 그러면서 저희도 알게 됐습니다마는 야구팬들도 알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의도했던 것은 실패했던 거고요.
두 번째는 NC 다이노스에 정말 막강한 로펌을 가지고 있는 팀입니다. 그래서 늘 야구판의 법꾸라지라는 얘기까지 들어왔는데 이번에도 성공 가능성을 예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세상이 지금 열린 사회잖아요. 아마 창단 이후에 최초로 덜미가 잡힌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 법적인 거 말고 야구 선수로서의 자질, 도덕적인 측면입니다. 어떻게 경기가 있는 날, 새벽 4시 21분까지 술자리 모임을 갖느냐. 이거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박동희> 야구선수들도 성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제가 그리고 저는 야구선수는 공인이 아니라고 보거든요. 유명인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다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들어오면 자정이 넘어요. 술 한 잔도 마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실수했던 것은 술은 마실 수 있으나 술을 마셔야 될 타이밍과 장소를 잘못 선택한 거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 박동희> 호텔에서 그것도 6인 이상이 모여 있고 또 외부인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는데 거기에서 술을 마셨는데. 선수들이 그랬잖아요. '치맥 세트로 야식을 했을 뿐이다.' 6시간 동안 야식하는 건 정말 어렵잖아요? 선수들의 이 말은 드라큘라가 피보다 생수를 선호한다는 말처럼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말씀이군요.
◆ 박동희> 그러면 좀 더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것이 야구 팬들에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을 거예요.
◇ 김현정> 여기서 또 하나 짚을 게 그 만남이 진짜 우연한 지인과의 만남이냐. 아니면 유흥을 목적으로 계획된 만남이냐. 이것에 따라서 법적인 문제는 없겠습니다마는 야구인으로서의 도덕적 문제는 커지지 않겠습니까? 그 부분은 파악이 됩니까?
◆ 박동희> 그 부분이 제가 죄송합니다만 언급하기가 조금 어려울 것 같고요. 또 선수들이 다들 가정이 있는 선수들이고 또 일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선수들의 이야기를 기자가 아니라, 그들과 교류하고 친했던 선배이자 사람으로서 믿고 싶어요.
◇ 김현정> 믿고 싶다. 그 믿고 싶다고 한 그 말씀은 아마 이 선수들이 스스로 낸 사과문인 것 같아요, 입장문이었죠. 거기에 보면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 파렴치한 행동은 없었다.' 이렇게 썼는데 그거는 믿고 싶다는 말이군요?
NC 다이노스 박석민 - 권희동 - 이명기 - 박민우 (연합뉴스) ◆ 박동희> 이 선수들이 지금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고 파렴치한 행동이 없었다라고 하는데요. 지금 이 엄중한 상황에 모든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 이 상황에 그렇게 술파티를 벌였다는 자체가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행동이에요.
◇ 김현정> 거기다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동선 숨긴 건 이것도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상황이라고 사실은 할 수 있죠. 저는 진짜 궁금한 게 정말 이들만일까? 이렇게 시즌 중에 늦게까지 모여서 술 마시는 사람들 더 있는 거 아니야? 이런 의심도 들어요.
◆ 박동희> 많이 있겠죠. 왜냐하면 이 프로야구도 하나의 사회니까. 성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있겠죠. 어느 사회나 그렇지 않습니까? 자기네들끼리 술을 마실 수 있다고 보는데. 이번 기회를 잘 교훈 삼아서 조금 더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가갈 수 있는 더 도덕적인 삶을 살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마실 수 있죠. 성인들이 끝나고 피곤해서 한잔 마시고 하실 수 있죠. 그런데 지금 코로나 상황에 팬들은 혹시라도 내가 방역지침 어기고 맥주 먹다 걸려서 확진자 생겨서 리그 중단되지는 않을까, 해서 경기장에서 치맥도 못 먹고 거리두기 철저히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
◆ 박동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술 마시고 그것도 인원제한 넘겨서 방역수칙 어겨가면서, 이거는 아닌 거잖아요.
◆ 박동희> 저도 야구로 밥을 먹고 살고 있는데 그런 입장에서 지금 굉장히 지적이 따갑고 저 스스로도 반성하게 되는데요. 모 선수가 저한테 그런 전화를 걸어왔어요. 뭐냐 하면 이번 사태를 통해서 깨달은 게 있다면 내가 정말 왜 야구를 하고 누가 날 지켜보는지 확연히 깨달았다는 거예요. 그 전만 해도 내 야구를 하고 그리고 잘하면 가족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팬들이 없잖아요. 경기가 열리지 않으니까. 팬들이 너무 보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예전 같으면 음식점에서 누군가 사인을 해달라고 하면 매몰차게 거절했는데 지금은 사인을 제안하는 그 손길이 너무나 그립다는 거예요.
◇ 김현정> '너무나 그립다.' 이거는 기자이니까 여러 곳에 취재를 하셨을 것 같아서 제가 여쭙습니다만 혹시 다른 구단, 다른 선수들 중에도 이렇게 몰래몰래 방역지침 어겨가면서 지금 숙소에서 술 마시고 술자리 갖고 모임 하고,, 있습니까?
◆ 박동희> 있었을 거예요. 많이 있었을 거예요.
◇ 김현정> 안 걸렸을 뿐이지?
◆ 박동희> 그렇죠. 뒤에 나오겠습니다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에서 어제 사과문 내면서 이런 얘기 했잖아요.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렇게 사과문을 냈는데 여기에서는 '조심스럽지 않았다'는 표현을 썼어요. '선수들이 조심스럽지 않았다.' 이 말은 달리 얘기하면, '안 걸리게 더 조심했었어야 됐는데' 이 얘기였을 거예요. 그래서 어제 선수협의 사과문을 보고, 제가 사과를 다시 팬들에게 드리고 싶어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못해서 사과한다는 말은 이거는 이거 너무 약하다, 그 말씀이군요.
◆ 박동희> 그렇죠. 약하기도 하지만 멍청한 대답이죠.
◇ 김현정> 멍청한 대답. 그래요. 말씀하신 것처럼 선수협에서 어제 사과문 냈고요. 오늘은 KBO 상벌위원회가 열립니다. 오전 10시 반, 잠시 후네요. 열립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 거라고 보세요? 그리고 나와야 한다고 보세요?
◆ 박동희> 만약에 여러 매체가, 특히나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제 강남구청장 인터뷰가 없었더라면 이번에도 KBO 트레이드마크인 '엄중 경고'로 끝났을 사안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워낙 사안이 중요하고 또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엄중 경고' 그 이상의 징계를 내면서 KBO가 잘하는 꼬리 자르기에 들어갈 겁니다.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야구 전문기자로 살면서 결혼도 하고 애도 3명 낳았고 그리고 저희 가족 3명의 암수술을 제가 다 도맡아서 했었는데 야구는 저에게 은인이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뒤를 돌아보게 되면 야구 모자를 쓴 야구 소년들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야구 소년들이요?
◆ 박동희> 그리고 프로야구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고 관심도 없고. 지금 관중 제한이 10%였을 때도 10% 채우지를 못했어요. 그만큼 프로야구가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는데 그래서 프로야구에 침을 뱉는 이런 행동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 근원적인 원인은 한국야구위원회 KBO에 있습니다. 반드시 KBO가 개혁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나 많은 시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엄중 경고로는 안 된다는 말씀인 거잖아요. 절대 그거로는 안 된다.
◆ 박동희> 선수들이 한 행동에 대해서는 지탄 받아 마땅하겠습니다만 이 선수들이 영구 제명, 이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저는 오히려 엄중한 징계를 받아야 되는 건, 그 구단과 은폐를 자행하려고 했던 구단과 KBO라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KBO나 그 구단에게 징계를 한다면 뭐가 가능해요? 일단 구단에 대해서는 어떤 것 정도가 내려져야 된다고 보시는 거예요?
◆ 박동희> 저는 당연히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야죠. 왜냐하면 우리 자영업자들, 사소한 방역수칙 위반에도 영업정지 받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박동희> 그런데 제가 이번에 어처구니없던 것은 프로야구에서 KBO와 구단들은요, 자기네들끼리 셀프로 리그를 중단해서는 안 돼요. 그들은 영업정지를 받아야 돼요.
◇ 김현정> 리그 중단이 아니라 영업정지를 받아야 된다?
◆ 박동희> 저한테 온 많은 메일 중에 야구계 자영업자들이 있습니다. 야구장 안에 매점이 있잖아요. 야구계 밖에 김밥을 파는 할머니들이 있어요. 본인이 그 할머니라고 말씀한 분이 그 김밥을 팔아서 손자들 학비도 대셔야 되는데, 야구가 열리지 않잖아요. 왜 야구가 열리지 않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떻게 대답할 거냐는 거죠. 우리 선수들이 술판을 벌여서? 아직도 대답을 하지 않고 있잖아요. 제대로 된 대답을.
자료사진 (연합뉴스)
◇ 김현정> 알겠습니다. 24일에 올스타전 예정돼 있잖아요. 지금 야구팬들 여론이 심상치 않은데 올스타전도 취소돼야 된다고 보세요?
◆ 박동희> 올스타전은 돈 때문에 열리는 거기 때문에요, 무관중이지만 스폰서나 다 구해 놓은 게 있기 때문에 (열리겠죠). 이게 바로 프로야구의 현실입니다. 돈을 위해서라면 그들만의 돈을 위해서라면 올스타전은 강행할 겁니다. 팬을 위해서 열리는 게 아니에요.
◇ 김현정> 박동희 기자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난리통에서 난장판 같은 상황에서 취소돼야 된다고 보시는 거군요.
◆ 박동희> 저는 팬들이 원한다면 열려야겠습니다만 저는 취소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왜 리그가 중단됐는데 올스타전만 열려야 될까요? 그래서 저는 올스타전 취소가 반드시 프로야구사 역사에 기록이 돼야 됩니다. 우리가 어떤 실수를 저질렀고 그 실수를 어떻게 만회했는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네. 박동희 기자와 함께, 어제도 인터뷰 나눴습니다만, 어제 못다한 이야기들 오늘 더 들었습니다. 박동희 기자, 고맙습니다.
◆ 박동희>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