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가계 부채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시사했다. 특히 은행권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가계대출이 비은행권에서 급증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계속해서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늘어날 경우 규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회의로 '제1차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가계부채의 과도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자산시장버블 심화, 가계부담 가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 부위원장은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은 63조3000억원 증가, 월평균 10조6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상반기(월평균 6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 폭이 커졌으나, 가계부채가 본격적으로 증가했던 지난해 하반기(월평균 12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증가 폭이 제한된 은행권과 달리 비은행권의 경우 증가 폭이 오히려 확대됐다"며 "예년 대비 높은 주택거래량을 감안할 때 은행권의 관리 노력은 긍정 평가할 수 있겠으나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또 "금융권 일각에서 은행·비은행 간 규제 차익을 이용해 외형 확장을 꾀하는 행태를 보여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 부위원장은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5~6%대에서 차질 없이 관리할 수 있도록 보다 촘촘한 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우선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단계적 확대 등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장에서 안착되도록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부터 가계대출의 증가율과 위험도를 예보료와 연계해 최대 10%까지 할인 및 할증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증가율에 따라 금융사가 부담해야 하는 예보료를 인하 혹은 인상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 중으로 가계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새롭게 도입, 시행키로 했다. 현재 차등해 운영 중인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관련, "규제차익을 이용한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은행권과 비은행권 사이에 규제차익을 조기에 해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비은행권의 경우 대출금리가 높기 때문에 은행권에 비해 대출한도에 여유가 있다. 이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저축은행 등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 부작용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