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고살리 숲길의 계곡. 제주관광공사 제공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즐길거리, 이야기거리가 풍부한 제주는 마을관광의 최적지로 꼽힌다.
조용하고 한적하면서도 체험과 힐링까지 가능한 그야말로 제주의 각 마을은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관광 모델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여행 상품으로 정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마을관광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이다.
문성종 제주한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행정시를 예로 들면 농촌 지원은 농정과, 어촌은 해양수산과, 농어촌체험마을은 마을활력과 등으로 분산돼서 컨트롤타워가 없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이어 "마을과 관련된 지원 정책이 각각 부서별로 나뉘어 있다 보니 마을관광이나 농어촌체험 관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관광진흥과는 정작 아무것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서귀포시 강정동 서건도. 제주관광공사 제공 마을관광의 주체가 돼야 할 주민들 사이 소통부재와 갈등도 걸림돌이다.
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내부적으로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이 있고, 사업 추진 그룹과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룹과의 반목과 갈등이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마을관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젊은 리더 그룹과 경계심을 갖는 시니어 그룹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라며 "갈등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소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을 차원의 전담조직체 필요성과 더불어 전문가 그룹과의 교류도 지속가능한 마을관광의 전제조건이다.
홍 교수는 "마을관광을 모니터링하고 자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 그룹과의 매칭이 잘 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제주의 마을관광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정물오름. 제주관광공사 제공 이와 관련해 제주관광공사 신현철 지역관광그룹장은 "농어촌체험 휴양마을의 경우 행정이 지정하면 관광공사는 로컬사업단과의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인 교류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그룹장은 이어 "마을관광의 정착을 위해선 마을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지원해야 한다"며 "준비가 덜 된 마을은 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담조직책 육성이 우선 필요하고 관광객을 받을 준비가 된 마을은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수익이 환원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지도 중요하다.
신 그룹장은 "마을관광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의지가 모든 마을에 있는 것은 아니다"며 "경쟁력있는 마을자원과 함께 관광에 대한 참여의지가 있어야 마을관광을 통한 가치창출의 기회가 후손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 제주관광공사 제공 코로나19 시대 웰빙(well-being)과 건강(fitness)이 합쳐진 웰니스(wellness)는 주요한 관광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을관광에도 웰니스가 접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귀포시가 노지문화를 발굴하는 것처럼 각 마을에 스토리텔링까지 더하면 여행객들의 만족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홍성화 교수는 "잠재력이 많은 마을관광은 분명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하나하나 과제를 극복해 나간다면 코로나19 대안관광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